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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에는 손 잡아보자" 요양병원 접촉면회 부분 허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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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을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9일 오전 경기 부천시 가은병원 1층 면회실.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용범(59)씨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머니 손용창(83)씨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 번졌다. 아들을 향해 뻗은 어머니의 손, 어머니를 향해 내민 아들의 손이 이내 맞닿았고, 이후 10분간 두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몸이 좋지 않아 들어오게 된 병원, 그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아들의 손을 한 번도 잡아보지 못했다는 손씨는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접촉 면회가 부분 허용된 이날, 조용하기만 했던 전국 요양병원·시설에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노부모 얼굴을 몇 달 만에 마주한 자녀들 웃음소리가 면회실을 가득 채웠고, 가족의 무사함을 안도하는 흐느낌도 들려왔다. 일부 면회객은 면회금지 상황이 다시 올지 모른다며 집에서 음식을 가득 싸오기도 했다.
경북 구미의 한 요양병원을 찾은 이모(48)씨는 지난해 10월 입원한 어머니 생각에 새벽부터 병원 앞을 지켰다. 화상 전화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얼굴만 잠시 봐 왔던 이씨로서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도 잡을 수 있는 이날이 꿈만 같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얼굴을 직접 보니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다"며 "빨리 코로나 상황이 해제돼 면회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뒤늦게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가족들도 있었다. 사전 예약을 해야만 접촉 면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 경기 부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90대 노모를 만나러 온 딸 이모(67)씨와 사위 조모(72)씨는 유리판을 사이에 둔 채 마이크를 통해 "며칠 뒤 생일엔 꼭 더 가까이에서 보자"는 말을 연신 반복해야 했다. 이씨는 "엄마가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후 한 달 전에 병원으로 왔는데, 오늘부터 접촉 면회가 가능한지는 몰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요양병원·시설 면회기준 개선방안'에 따라 환자가 △임종시기에 있을 경우 △의식불명 등 중증일 경우 △정서안정 등을 위해 의사가 필요하다 판단할 경우에 한해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물론 모든 면회는 사전 예약을 원칙으로 한다.
한편 중수본은 이날 접촉 면회 기준과 함께 그동안 병원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는 비접촉 면회 원칙도 명확히 했다. 일부 요양병원이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감염을 우려해 자체적으로 비접촉 면회를 제한해왔는데 중수본은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방역 수칙을 지키며 비접촉 면회를 적극 시행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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