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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김제, 안산서도 AZ 보관온도 이상... 백신 관리 '구멍' 우려

입력
2021.03.09 18: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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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울산의 요양병원과 전북 김제시의 민간병원에 이어 경기 안산의 요양병원에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관 문제가 발생하자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6일 김제시의 한 민간병원에서 냉장고 고장으로 보관 중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80명분이 수시간 동안 18도에 노출됐고, 이로 인해 백신 접종이 중단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8도에서 보관돼야 품질을 유지하는데, 적정온도를 10도 이상 벗어난 것이다. 해당 백신은 현재 김제보건소로 옮겨졌으며, 질병청과 전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논의를 거쳐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울산, 김제, 안산서 AZ백신 보관 이상

이날 안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보관 온도를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냉장고 고장이 원인으로, 100명분 백신이 보건소로 수거됐다. 해당 백신도 질병청 조사를 거쳐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1일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냉장고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명분이 한동안 20도에 노출됐고, 결국 폐기처분됐다. 해당 요양병원은 백신 관리 책임 문제로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 계약이 해지됐다.


30분마다 온도 확인했는지 조사 중

문제의 핵심은 관리 부실이다. 김제시 민간병원과 울산 요양병원 모두 백신 관리 담당자가 있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제시 민간병원에서는 사건 당일 당직 간호사가 관리책임을 맡았는데, 백신을 보관 중이던 냉장고를 30분 간격으로 확인하면서도 온도 이상을 뒤늦게서야 감지했다. 당국은 담당자가 실제 30분 간격으로 온도를 확인한 게 맞는지 등을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하고 있다.

울산 요양병원 역시 백신 관리 담당자에게 온도 이탈을 알리는 자동 알람이 전송됐음에도 담당자가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 요양병원은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화이자 접종 때는 약사 있어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 전 국민 대상 접종이 시작되기 전에 약사 배치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약품 관리는 약사의 몫이다. 특히 완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접종 전에 생리식염수를 넣어 희석한 후 나눠 담는 조제 과정이 들어가는데, 법적으로 조제 권한은 약사에게 있다.

정부가 1월에 내놓은 예방접종계획의 접종인력에는 의사, 간호사, 행정 인력뿐이다. 약사는 없다. 다만 현재 화이자 백신을 접종 중인 중앙·권역예방접종센터 3곳은 백신 조제를 위해 약사가 1~2명씩 배치돼 있다.


약사회 "전문 약사의 감독이라도"

전문가들은 7월까지 전국에 단계적으로 확대 설치될 예정인 지역예방접종센터 250개에도 약사가 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요양병원과 예방접종센터 등 접종기관에서는 백신책임자를 보건의료인 중에서 정하면 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약사가 없으면 대부분 간호사들이 백신을 다룬다.

김대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무균조제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은 최소한 약사의 감독하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연 서울대 약대 교수도 "백신 관리는 단순 보관, 조제뿐 아니라 투약 내역까지 관리해야 하고,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맡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김종구 기자
김창배 기자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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