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백신 집단면역' 사활 건 中, 접종대상 60세 이상으로 확대

입력
2021.03.09 12:00
수정
2021.03.09 13:18
구독

시노팜 "3~17세 유아·청소년도 조만간 접종"
4% 밑도는 접종률, 연말까지 64%로 높여야
칭화대서 5일간 3만명 접종, 곳곳서 속도전
"내년 봄부터 마스크 쓰지 않아도 돼" 자신감
홍콩서는 중국산 백신 맞고 3명째 사망사례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서 8일 시노팜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난퉁=AP 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서 8일 시노팜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난퉁=AP 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조만간 3~17세도 접종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서구에 비해 한참 낮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앞서 ‘집단 면역’을 달성하려 중국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주민위원회 공지를 통해 9일부터 60세 이상 일반인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초 고령층 접종은 9월을 목표로 진행하려 했지만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지난 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이스라엘은 92.46%, 아랍에미리트와 영국은 각각 60%와 30%가 넘고 미국도 22%나 되는데 중국은 3.56%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은 약 2억5,500만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17.8%에 달한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은 고령층뿐만 아니라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유아ㆍ청소년으로 접종 연령을 낮출 방침이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미성년 접종은 자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최대 제약사 시노팜은 지난달 23일 “3~17세 대상 접종용 코로나 백신이 머지않아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들어 중국 최고 명문 칭화대에서 5일간 3만명의 재학생이 속전속결로 백신을 맞는 등 곳곳에서 ‘속도전’에 나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올해 6월까지 전체 인구의 40%, 연말까지 64%가 백신을 맞으면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억9,000만명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장바이리(張伯禮) 공정원 원사는 8일 “내년 봄부터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 22일 중국 시노백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홍콩 내 제1호 접종이다. 홍콩=AFP 연합뉴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 22일 중국 시노백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홍콩 내 제1호 접종이다. 홍콩=AFP 연합뉴스


이처럼 백신 접종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홍콩에서는 지난 3일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71세 남성이 나흘 만에 숨졌다. 지난달 28일 63세 남성, 이달 6일 55세 여성에 이어 세 번째 사망사례다. 당국은 일단 “백신 접종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직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홍콩은 지난달 22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시노백 백신을 맞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시민들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보안법 시행, 올해 선거제 개편 등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의 정치적 압박과 맞물려 중국산 백신에 대한 홍콩인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은 상태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