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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박원순 피해자에 사과"...오세훈·안철수 "너무 늦었다"

입력
2021.03.09 0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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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맞아 '여성 정책' 경쟁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앞다퉈 여성 정책을 내놓고 ‘여심(女心)’ 잡기에 나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출마선언 후 40여일 만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 공약을 내놓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귀갓길 폐쇄회로(CC) TV 확대 등 여성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첫 공개된 '박영선표 여성 정책'... 여성 1인 가구에 '스마트 안심 호출기' 100% 지급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이날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피해자가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월 말 출마 선언 직후 “(박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정도의 간접적인 입장만 유지해 왔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하고, 출산ㆍ보육 부담을 없애서 언제든지 원하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며 여성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5년간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1인 가구에 ‘스마트 안심 호출기’(위급 시 경찰 출동)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력 단절을 근절하기 위해 ‘가족 돌봄 차별금지’ 조례를 제정하고, 남성 육아휴직 우수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약속했다. 권력형 성범죄 대응책으로는 ‘전담 상담사’제 신설을 제시했다. 그는 “40년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건 상처를 받고도 아무일 없는 듯 살아가는 여성이 많다는 점”이라며 “상처를 감추기보다 즉시 해결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걸 전담하는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귀갓길 CCTV, 성범죄자 ‘알림’ 앱… 여성 안전에 집중한 오세훈ㆍ안철수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을 위한 국민의힘 다짐’ 선언식에 참석해 “서울시장이 되면 최우선으로 ‘여성 안심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귀갓길과 화장실 출입구에 CCTV 설치 △여성 1인 가구에 이중잠금장치 설치비 지원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한 여성에 대한 공공일자리 제공 등이다. 오 후보 측은 “여성 돌봄이나 일자리 지원 등의 공약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신상이 공개된 강력 성범죄자가 학교나 학원 등 아동ㆍ청소년 구역에 가까이 접근하면 ‘SOS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서울시 성범죄 공무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한다고 했다.


안철수, 박영선 사과에 “남인순ㆍ진선미ㆍ고민정, 캠프서 쫓아내라”

지난해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온라인 영결식이 끝난 뒤 위패와 영정사진이 서울시청사를 빠져나와 장지로 향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해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온라인 영결식이 끝난 뒤 위패와 영정사진이 서울시청사를 빠져나와 장지로 향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날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박 전 시장 피해자에 대한 박 후보 사과를 비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출마 선언 후) 40여일 만에 나온, 늦어도 너무 때늦은 사과”라며 “왜 본경선 한 달을 앞두고 입장을 전면 선회한 걸까”라고 말했다. 안 후보도 “진정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박 후보는)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인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이상 민주당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직격했다. 고 의원이 박 후보 대변인을 맡는 등 이들이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의원들은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직후,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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