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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이재명, 관록의 이낙연, 우량주 정세균 '대선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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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권력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경쟁은 현재 3자 구도다. 앞서가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격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기회를 노리는 정세균 국무총리.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딱 1년이다. 한국 정치가 '격동'으로 굴러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3명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봤다.
강점: 이재명 지사는 '대중의 욕망'을 대변하는 정치인이다.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신천지 시설 폐쇄' 등 여론이 원하는 것을 재빠르게 파악해 과감하게 행동한다. 흙수저 출신 인권 변호사로 출발해 경기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쳐 대권에 도전하는 ‘비주류 반란 서사’라는 스토리도 갖추었다.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중진 의원은 “시대가 어려울수록 대중은 결단력 있는 지도자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여권 비주류로, 조직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친문재인 진영이 그를 믿지 못해 전폭 지지하지 않는 것도 핸디캡이다. 다만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여권 주류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드러나지 않게 이 지사를 돕는 친노무현ㆍ친문재인 인사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초선 의원은 “이 지사를 밀겠다는 젊은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약점: 피아를 가리지 않는 '싸움닭' 이미지는 이 지사의 약점이다. 그는 공격 받으면 곧바로 되갚는 스타일이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제를 비판한 이낙연 대표를 향해 “사대주의적 열패의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가 지도자의 품격과 안정감을 바라는 중도층은 이런 이 지사의 모습에 고개를 젓는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쾌도난마식으로 치고 나오는 게 이 지사의 장점이지만 복잡한 갈등 관계를 조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통합의 메시지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강점: 이낙연 대표는 5선 국회의원에 전남지사, 국무총리를 거친 관록의 정치인이다. 정치를 하는 내내 온건한 합리주의자의 길을 고수한 것도 그만의 색깔이다. 추미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달리, 당 대표 재임 기간 야당을 향한 거친 비난을 별로 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핵심 참모는 “진영과 이념으로 갈라진 사회를 통합할 적임자가 이 대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친문재인 진영의 '적자'는 아니지만, 현 정부 초대 총리로서 문 대통령의 후계자에 현재로선 가장 근접해 있다. 문 대통령과 지금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라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당·정·청이 이 대표를 지원하는 기류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제안으로 재난지원금 규모 확대, 상생 3법(손실보상법ㆍ협력이익공유제ㆍ사회연대기금법) 추진이 이뤄진 게 한 사례다.
약점: 아킬레스건은 참신함과 개혁성의 부족이다. '엄중 낙연'이라는 별명엔 '안정적인 정치인'이라는 호평과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혹평이 동시에 깔려 있다. '통합 장기'를 살려 올해 초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제안했지만, 대형 역풍을 맞은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권 핵심 지지층인 촛불혁명 세력은 개혁과 공정, 정의를 중요시 여기는데 이 대표는 ‘진보 대표주자’로 불리기에 미흡한 면이 있다”며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개혁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강점: 정세균 총리는 정치권과 내각에서 '온화한 인격자'로 불린다. 급하게 돌아가는 정치판에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희귀한 성정 덕에 ‘미스터 스마일’로도 불린다. 기업인 출신으로,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산업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국가 운영을 위한 '스펙'을 차고 넘치게 갖추었다. 주변을 살뜰히 챙겨 충성파 측근이 많다.
'코로나 총리'로서 지난 1년간 코로나19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으로도 점수를 쌓았다. 최근엔 ‘단호한 지도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입'을 열 수 없는 청와대 대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의혹 연루자에 대해선 "패가망신시키겠다"고 별렀다. 이런 정 총리의 모습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약점: 정 총리의 최대 약점은 2, 3%대를 맴돌며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이다. 8일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2.6%에 그쳤다. 다수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 포인트가 없다는 뜻이다. 정치를 오래, 안정적으로 했음에도 고유의 '브랜드'가 없는 것도 약점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는 업무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슈 선점을 위해 경쟁하거나 성과를 과시하는 것은 체질적으로 피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현출 교수는 “국정 2인자로서 관리 능력은 뛰어나지만,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했다”며 "어떤 정치를 하려는 것인지 밝힐 필요가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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