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이 보류됐던 65세 이상 요양시설 거주ㆍ종사자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조만간 맞히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효과성을 뒷받침할 만한 각국의 임상 자료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이 연령대가 AZ 백신을 맞으면 위ㆍ중증으로의 전환을 막을 수 있어 치명률 최소화는 물론이고 혹시 4차 유행이 닥치더라도 의료체계에 부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AZ 백신 접종 여부는 질병관리청 산하 자문위원회와 예방접종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되는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주 자문위에서 65세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한 접종 보류 결정은 각국의 사례를 참고한 것이었으나, AZ 백신 거부 현상을 촉발했던 독일이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승인한 데 이어 스웨덴, 벨기에 등 여러 나라들이 속속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더 이상 접종을 보류할 명분이 희박해졌다. 이번 주 중 발표 예정인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도 백신 접종률을 최대화해야 효과가 있다. 해당자가 37만명에 달하는 만큼 작은 부분에서라도 시행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과 의료기관의 빈틈없는 준비가 필수다.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환자에 대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모두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점도 고무적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고 신고한 11명 가운데 1차 검토가 끝난 8명에 대해 접종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중증 반응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고, 사망자 중 아낙필락시스(중증 전신알레르기 반응)도 없었다고 한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이상 반응 보고와 접종 이후 사망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막연한 불안감이 아닌 과학적 증거에 따라 판단하는 시민들의 합리적 사고가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는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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