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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英 왕실, 흑인아기 태어날까 우려… 극단적 생각까지"

입력
2021.03.08 15:10
수정
2021.03.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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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왕실 첫 유색인종 자손, 왕자 칭호 못 받아
왕실서 침묵으로 생활… 뒷이야기 토로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한 모습. 미국 CBS 유튜브 캡처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한 모습. 미국 CBS 유튜브 캡처


영국 해리 왕손과 결혼한 뒤 지난해 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메건 마클 왕손빈이 왕가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영국 왕실이 피부색을 이유로 자신의 아들 아치를 왕족으로 받아들이기 원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자신은 왕실 생활이 힘들어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고백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BS에서 방영된 독점 인터뷰에 해리 왕손과 함께 출연한 메건 왕손빈은 결혼부터 왕실 생활, 이후 왕실을 떠나게 된 이유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폭로했다. 백인과 흑인 혼혈로 한 차례 이혼 경험이 있는 메건 왕손빈은 해리 왕손과 결혼하던 당시부터 줄곧 왕실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그는 2019년 첫아들 아치를 출산했을 때도 왕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이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한 대화가 왕실에서 오갔고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는 얘기였다. 실제 아치는 왕자 칭호를 받지 못했다. 메건 왕손빈은 “영국 왕실의 첫 번째 유색인종인 내 아들이 왕실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 다른 증손자ㆍ증손녀처럼 칭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 괴로웠다”고 말했다.

왕실의 보수적인 문화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메건 왕손빈을 짓눌렀다. 그는 “왕실 가족이 된 이후엔 침묵한 채 지내야 했고, 왕실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또 “몇 달간 외출하지 않았고 의지할 사람도 없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가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는 충격적인 속내도 털어놓았다. 그러나 왕실은 그의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도와달라는 요청을 끝내 외면했다고 한다.

해리 왕손ㆍ메건 왕손빈 부부는 형인 윌리엄 왕세손ㆍ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부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케이트 왕세손빈이 메건 왕손빈 때문에 울음을 터뜨렸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이 일로 언론과 멀어지게 됐다”는 얘기였다. 해리 왕손도 영국 왕실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여왕과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지만,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어느 시점부터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졌다”고 했다.

결국 부부는 지난해 1월 왕실에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을 떠났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살고 있다. 왕실 재정은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해리 왕손은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왕자비가 남긴 유산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부부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최근 콘텐츠 계약을 맺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는 방영권료만 700만~9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로 79억~101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해리 왕손 부부는 별도로 출연료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진행은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맡았고, 그가 운영하는 제작사 하포프로덕션이 제작했다. 영국에선 8일 I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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