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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실패에도 인기 오른 대통령

입력
2021.03.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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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 1월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조코 위도도(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 1월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의 2차, 3차 확산이 없었다. 작년 3월 2일 첫 발병 후 상승세가 꺾인 적이 한 번도 없어서다. 올해 1월 13일 전 국민 백신 접종을 대통령부터 시작했으나 현재 속도라면 10년도 더 걸릴 거란 얘기마저 나온다. 호주 싱크탱크 로이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순위에서 인도네시아는 98개국 중 85위였다. 동남아에선 꼴찌다. 한마디로 방역 실패다.

정작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인기는 높기만 하다.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LSI)에 따르면 작년 7월 65.2%였던 지지율은 올 1월 69.8%로 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로 최소 260만명이 빈곤에 빠졌으나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현재 경제 상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세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먼저 야당의 부재다. 2019년 9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선 불복 시위로 나라를 몇 달간 혼란에 빠뜨렸던 최대 정적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는 일찌감치 국방장관으로 영입됐다. 국회(DPR) 의원 575명이 속한 9개 당 중 민주당(54명)과 복지정의당(50명) 두 개만 야당을 자처한다. 그마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당은 내분에 휩싸였다. '471 대 104'로 의석 수에서 밀리는 데다 응집력도 없으니 정부 비판이 무딜 수밖에 없다.

언론의 실패도 꼽힌다. 현지 기자는 한국일보에 "주류 언론은 정부 정책 홍보에 초점을 둘 정도로 권언유착이 여전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각각 시장 당선이 확정된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과 사위 사례를 꼽았다. "자녀들의 정계 진출을 한사코 부인했던 대통령이 말을 바꾸고 '정치 왕조'를 구축했는데도 이를 비판하는 언론은 온라인 매체 정도"라는 것이다.

국민성도 한몫한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남을 탓하기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현지인 지인은 "마스크 착용, 이동제한 조치 등 정부 정책을 잘 지키지 않은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축복일까, 불행일까. 우리는 또 어떠한가.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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