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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는 불어 배우고, 노인은 외롭지 않고... 佛 '결연 프로그램'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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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집어 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세대 단절’도 그 중 하나다. 그래도 소통의 길은 있기 마련. 1년 넘게 고립된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나이와 국경을 뛰어넘어 ‘랜선’에서 친구가 됐다. 홀로 거주하는 프랑스 노인과 불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셰어 아미(Share Ami)’ 프로그램이 최근 세계 각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아미는 ‘친구’라는 뜻의 프랑스말이다.
코로나19로 장기간 고강도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거나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극심한 소외감을 겪고, 반대로 젊은층은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이 중단돼 다양한 경험을 쌓기 어려워졌다. 프랑스 자선단체 ‘올디세이(Oldyssey)’는 이 부분에 착안했다. 프랑스어 실전 연습이 필요한 해외 학생에게 현지 노인이 원어민 친구 겸 선생님이 돼 주고, 외로운 프랑스 어르신에겐 학생들이 말벗이 돼 주며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셰어 아미로 연을 맺은 두 사람은 3개월간 매주 30분씩 화상 대화를 나눈다. 약속된 기간이 끝나면 온라인 만남을 지속할지, 아니면 대화 상대를 바꿀지, 아예 프로그램을 종료할지 결정한다. 영국 워릭대 학생 5명이 시작했는데 현재는 세계 전역에서 무려 6,800명이 참가 신청을 할 만큼 고공 인기 중이다. 지금 신청하면 1년은 족히 기다려야 할 정도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한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워릭대 3학년 엘리엇 벨먼은 “코로나19로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기도 어려운데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를 계속 익힐 수 있고, 가족이 없는 어르신 친구들이 외로움을 덜 타게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셰어 아미 기획자 줄리엣 네이란은 “일방이 아닌 서로 돕는 관계를 지향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세대 단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세대간 소통에도 보탬이 된다”고 자평했다.
대화 주제도 여행, 스포츠, 운동, 독서, 정치 등 다양하다. 젊은 참가자들은 “노년세대와 말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 처음엔 긴장했으나 관심사를 나누면서 쉽게 가까워졌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 사는 한 대학생은 “처음엔 프랑스어 회화에 애를 먹었지만 셰어 아미로 매주 화상통화를 한 덕분에 어학 능력이 향상됐다”며 “상대도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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