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임' 속전속결 지명 가능할까... 추천위 구성 등 변수로

입력
2021.03.08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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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위 구성, '비당연직 위원' 4명 섭외가 관건
50일 걸린 전례도... 이번도 신속 구성 힘들 듯
8일 '후보군 현직인사' 한자리... 의견표명 주목

7일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설치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설치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로 공석이 된 검찰총장 자리를 메우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당장 급선무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구성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추천위를 꾸리는 데에만 꽤 긴 시간이 걸린 적도 있어 차기 검찰총장 인선이 속전속결로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시간 단축을 위해 법무부로선 총장 후보 물색 작업도 병행할 공산이 크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추천위 구성을 위한 실무 단계에 이미 착수했다. 추천위는 여러 채널을 통해 검찰총장 후보로 천거된 인물들을 1차로 검증한 뒤, 3인 이상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당연직 5명, 비당연직 4명 등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이들 중 한 명을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에 임명한다. 당연직은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이다.

문제는 비당연직 4명 섭외다. 검사장 출신 인사 1명, 학식과 덕망 등을 갖춘 비(非)변호사 3명(여성 1명 이상)을 뽑아야 하는데, 신속한 위촉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실제로 전직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 이후 상황을 보면, 비당연직 위원 섭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땐 추천위 구성까지 24일이, 2017년 김수남 전 검찰총장 사의 표명 땐 무려 50일이나 걸렸다.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났을 땐, ‘차기 총장 후보 추천’에도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어 비당연직 위원 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권과의 대립 끝에 사퇴한 윤석열 전 총장의 후임자를 추천해야 하는 이번 경우는 더욱더 비당연직 위원 섭외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추천위가 어떤 인물을 고려 중이라는 걸 두고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시기”라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들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마치려는 정부로선 추천위 구성과 동시에, 후보군 물색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업무보고를 받을 때도 관련 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8일 열리는 전국 고검장 회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남관 총장 직무대행이 주재하는 이 자리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과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등이 참석한다. ‘차기 총장 후보군’에 있는 현직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이들의 입장 표명 수위다. ‘포스트 윤석열’ 체제의 인적 구성에 있어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조 대행과 전국 고검장들이 현재 검찰이 직면한 이슈 대처를 위해 꽤 강도 높은 수준으로 하나의 의견을 내려 할 것”이라며 “회의 결론이 차기 총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순 있겠지만, 지금은 검찰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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