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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 확 푼다"

입력
2021.03.08 04:30
수정
2021.03.10 18:4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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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빅3 한국일보 인터뷰 ③]?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박영선 성과? 나는 잘 모르겠다"
"안철수는 수영장 수영, 저는 바다 수영"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엉터리 복지"
"머릿속 대선은 하얗게 지우겠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습 4행시' 요청을 받고 당황스러운 듯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시 고민 끝에 오 후보는 재치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한호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습 4행시' 요청을 받고 당황스러운 듯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시 고민 끝에 오 후보는 재치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한호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지난 10년은 연전연패였다. 재선 서울시장이었던 2011년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 반대에 직을 걸었다 중도 사퇴했고, 20, 21대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경선에서도 떨어졌다.

모두가 '끝'을 떠올릴 때 오 후보는 '다시 시작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역전극을 씀으로써 다시 우뚝 섰다.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 후보는 자신감이 넘쳤다. "국민들은 좌절과 실패를 딛고 거듭나는 정치인을 보기 원한다."

서울시장 중도 사퇴의 흑역사는 '시정 경험 5년'이라는 무기로 바꿨다.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서울시 재개발ㆍ재건축 규제를 풀어 압구정동, 대치동, 목동, 상계동, 자양동 등에 최대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나는 서울시장을 해 본 사람"이라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규제를 풀기만 해도 바로 착수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자신했다.

보편 복지에 반대한 것이 초대형 시련을 안겼음에도,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구상에 대해 “세상 엉터리 복지”라고 일갈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과 바다에서 하는 수영은 다르다”며 '체급 차이'를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선 “장관으로서 보여 준 성과가 있었느냐”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야권 단일화 상대방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안 대표는 사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지만, 저는 서울시라는 공조직을 이끌어 봤다.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과 바다에서 하는 수영은 다르다"며 체급 차이를 말했다. 이한호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야권 단일화 상대방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안 대표는 사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지만, 저는 서울시라는 공조직을 이끌어 봤다.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과 바다에서 하는 수영은 다르다"며 체급 차이를 말했다. 이한호 기자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다. 왜 선택받았다고 보나.

“유권자들 눈은 매섭다. 정치인의 걸어 온 발자국과 그 궤적을 다 보고 평가하신다. 국민들은 승승장구하는 정치인보다는 좌절과 실패를 딛고 극복을 통해 거듭나는 정치인을 보길 원한다.

2년 전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는 '우익 보강'을, 저는 '중도우파와 따뜻한 보수 지향'을 강조했다. 경선에서 졌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제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런 저의 유연한 모습들이 유권자들 가슴에 켜켜이 쌓여 있다가 이번에 평가받은 게 아닌가 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의 원칙은 뭔가. 안철수 대표는 '본선 경쟁력'을 가리자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단일화 해야만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누구나 이해관계가 있다. 자기한테 유리한 것과 상대한테 유리한 것이 다르다. 자신의 이해만 관철시키려 하면 대의를 놓칠 수 있다. 단일화를 위한 설문 문항 문구 같은 것을 자질구레하게 따지다 보면, 국민이 바라는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안 대표와 합의하지 못해 본선이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은.

“없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꼭 이뤄서 박영선 후보를 이겨달라는 국민 열망이 워낙 강하다. 통 큰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그러려면 제가 안 대표와 만나 구체적인 단일화 룰을 논의하기보단 인간적 신뢰가 먼저 생겨야 한다.”

-‘따뜻한 보수’ ‘중도 확장성’이라는 브랜드가 안 대표와 겹친다.

“노선을 굳이 따지자면 안 대표는 중도좌파, 저는 중도우파다. 차이가 크지 않아 단일화를 위해선 다행이다. 다만 저와 안 대표가 경험한 바는 다르다. 안 대표는 사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지만, 저는 서울시라는 공조직을 이끌어 봤다. 본인이 월급을 주고 이끌어나가는 리더십과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 조직을 제한된 임기 안에 끌고 가는 리더십은 상당히 다르다.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과 바다에서 하는 수영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박영선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인으로서 어떤 경력과 실력을 쌓아오셨느냐를 보는 게 중요하다. 저와 박 후보를 비교한다면, 제가 5년간 서울시정 이끌면서 보여드린 성과와 박 후보가 중기부 장관으로서 보여준 성과를 비교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정확한 평가를 내리시겠지만, 박 후보가 장관으로서 보여준 성과가 있었나? 저는 잘 모르겠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거리두기 매뉴얼을 업종별로 세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거리두기 매뉴얼을 업종별로 세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무슨 정책부터 시행할 건가.

“코로나19 거리두기의 성공적 안착, 자영업자 매출 감소 최소화가 가장 중요하다. 우선 코로나19 거리두기 매뉴얼을 업종별로 세분화하겠다. 문재인 정부처럼 일률적으로 밤 9시, 10시로 정하는 건 하지하책이다. 어떤 업종은 오후부터 손님을 받아야 하고, 어떤 업종은 밤 늦게까지 영업할 불가피성이 있다.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자영업자ㆍ중소상공인에게 한도 1억원까지 ‘4무(無) 대출’을 즉각 해드리겠다. 1년간 무이자에 무보증ㆍ무담보ㆍ무서류 대출이다."

-서울시장 선거 최대 이슈는 부동산이다.

“저는 시장으로 일해 본 사람이다.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시 방침을 바꿀 수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구 대치동, 광진구 자양동 등의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ㆍ재개발을 풀면 5만~8만호 물량이 공급된다. 겉보기에도 안전 문제가 심각한 아파트들인데, 서울시가 묶어 뒀다."

-이재명 지사가 보편 복지론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에 반대할 당시 저는 '부잣집 자제들에게 돌아갈 복지 혜택을 돌려서 가난한 집 자제들에게 쓰자'는 입장이었다. 전체 복지 정책에 대한 생각도 다르지 않다. 보편 복지, 선택 복지라는 용어는 민주당의 정치 프레임이다. 어려운 분들을 돕는 것이 진보의 이상이고 원칙 아닌가. 부자에게도 10만원, 극빈자에게도 10만원씩 똑같이 준다는 건 세상 엉터리 복지다. 어떤 나라에서도 그런 복지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

-10년 전 무상급식 대상이었던 학생들이 20대 유권자가 됐다. 이들의 선택이 두렵지 않나.

“오히려 다행이다. 현재 20대는 ‘부자들에게 무상 급식하는 건 반대한다’는 제 주장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세대다. 오세훈이 무상 급식 자체에 반대한 게 아니라 ‘부자 무상 급식’에 반대했다는 것, 어려운 계층에 더 도움을 주자는 바람직한 주장을 했던 정치인이란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임기는 1년이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나.

“서울시에서 5년을 계속 일하고 싶다. 앞으로 5년 동안 제 머릿속에서 대선은 하얗게 지워버리겠다고 국민께 약속드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행보를 어떻게 봤나.

“그분에 대해 되도록 언급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의미가 개입되면 그분의 순수한 의도가 훼손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힘 빼기는 본인들을 향할 칼날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윤 전 총장 사퇴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면 초점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김현빈 기자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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