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철수와 TV토론, 자주 많이 하는 게 도리"

"安, 자잘한 실랑이 없이 통 큰 단일화 이루게 될 것"
'서울시 공동운영' 거듭 제안, "지지층 마음 모아야"
"윤석열 사퇴, 정치공학적 분석은 순수성 훼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5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 "자잘한 조건으로 실랑이 할 것이 아니라 통 크게 합의하는 모습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유권자들이 단일화에 대한 열망이 큰 상태이고, 야권이 분열하면 선거에서 절대 질 수밖에 없다는 염려가 있다"며 "단일화가 안 될 일은 없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 후보는 이어 "자잘한 여론조사 방법, 문항을 가지고 실랑이를 할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마음을 열고 일단 만나서 신뢰를 쌓고 시원시원하게 이뤄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도 단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지지층을 결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단일화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등록일 직전에 하면, 후보자들은 단일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지 세력들은 마음이 본인이 지지하지 않은 후보로 옮겨가는 데 시간도 걸리고 끝내 옮겨가지 않는 분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서울시 공동 운영안'을 언급하며 "공동운영 연립정부 아이디어를 내서, 지지자 마음이 단일화된 후보에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를 만드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승자독식으로 이기는 사람이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자 간 화학적 결합을 만들자는 게 오 후보의 주장이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00% 여론조사, 입당·합당 없는 단일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경선에서 승리한 뒤 안 후보의 축하 전화가 있었다고 밝힌 오 후보는 "조만간 만나게 될 것 같다"면서도 "우리 당의 대표 선수로서 후보로 결정됐으니 당과 일정이나 형식을 조율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에 약한 안철수? "그렇게 보지 않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고(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후보는 안 후보와의 TV토론과 관련 "안 후보가 토론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TV토론을 지켜보는 유권자는 말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나 속 생각을 본다"고 했다.

이어 "자주, 많이 토론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후보자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 후보는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선 "그분을 정치 일선에 끌어들이는 분석은 순수한 의도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정치공학적인 분석을 하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바로 정치 진출을 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에는 "그렇다. (바로 정계 입문은) 여러 가지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