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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미얀마 사태 직접 뛰어드나... '개입 원칙' 발동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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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학살 현장으로 돌변한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위기 국가에 대한 유엔의 개입 근거인 ‘보호책임원칙(R2PㆍResponsibility to protect)’을 미얀마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제사회는 자국민을 거리낌없이 살상하는 군부 만행을 이유로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라”며 유엔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비공개 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특정 국가가 집단학살 등 4대 범죄로부터 자국민 보호에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R2P 조항을 놓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국들은 미얀마 사태의 심각성엔 공감하면서도 R2P 적용 여부와 범위에 대해선 미묘하게 입장이 엇갈렸다.
R2P 규정은 2011년 리비아 내전 사태 당시 안보리 회원국 만장일치로 적용된 적이 있다. 그러나 2008년 정국 불안에 시달렸던 짐바브웨와 미얀마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의 최대 우군인 중국이 유엔의 직접 개입을 강력 반대했던 탓이다. 이번에도 중국이 딴죽을 걸 가능성이 높아 전망이 밝지는 않다.
국제사회는 유엔의 빠른 결단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토머스 앤드루스 미얀마 인권특별조사관은 이날 안보리에서 “R2P 중 무기금수와 군부 경제제재,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압박에 동참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미얀마 국방부와 내무부, 군부가 소유한 미얀마경제기업(MEC), 미얀마경제지주회사(MEHL) 등 4곳을 수출규제 목록에 등재하며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역시 군부가 소유한 5개 채널 플랫폼을 제거하는 식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얀마 시민들도 유엔의 개입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집회 현장에는 ‘R2P, 유엔이 움직이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신이 필요한가’라는 내용이 적힌 팻말이 수없이 등장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유엔이 행동에 나서라”고 소리쳤다. 이날도 만달레이에선 시위대 1명이 군경의 총탄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전역이 연일 피로 물들면서 일부 진압 병력이 시민들 편에 서는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까지 적어도 600명의 경찰이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경찰서장부터 말단 순찰 병력, 수도 네피도에서 최북단 타난타이주(州)에 이르기까지 폭도 넓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군부의 명령을 더는 따르지 않겠다. 국민에게 충성하자” 등의 글을 올리며 동료들의 추가 이탈을 촉구했다.
군 역시 남부 카렌주 시위 진압군 소속 12명이 최근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부대를 떠났다. 이들은 이후 소수민족 저항군 카렌 국민연합(KNU)에 가담해 군부에 역으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진압 병력을 후방 지원하는 정보국 요원 115명도 얼마 전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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