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나경원 꺾은 오세훈, 안철수와 '중도 vs 중도' 경쟁 본격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오세훈(60) 전 서울시장이 4일 선출됐다. 예비 경선과 토론회 등에서 우세했던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의 1차 관문을 넘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관문을 넘어 본선까지, 오 후보의 10년 만의 서울시장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오 후보가 뽑히면서, 역시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도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오 후보는 41.64%의 득표율을 기록해, 36.31%에 그친 나 전 의원을 제쳤다. 이는 당심이 반영 안 된 100% 시민여론조사를 통한 결과다. 경선 기간 내내 당심에서 앞섰던 나 전 의원이 우세를 보였으나,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오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오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 후보의 '깜짝 승리' 이유는 크게 3가지로 꼽힌다. ①'중도 표심'을 사로잡은 결과다. 오 후보는 경선 내내 "따뜻한 보수, 개혁적 보수로서 분열과 정쟁보다 시민의 삶을 보듬는 실용적 중도우파의 가치를 지켜왔다"며 '중도 확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안 대표와 야권 후보 단일화 및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본선에서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경쟁력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당원이 아닌 일반시민 입장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본선 승리를 고려할 때, 이런 오 후보의 주장은 충분히 호소력 있게 들렸다는 평가다.
②'야권이 이기는 선거'를 기대한 민심이 힘을 실었다. 오 후보는 경선 내내 안 대표와 '아름다운 단일화' 성사를 강조해 왔다. '조건부 출마'를 먼저 안 대표에게 제안할 만큼 야권 승리를 위한 분열을 지양하자고 말했고, 이날도 "단일화를 꼭 이루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당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여당과 각을 세우는 등 전투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오 후보는 온화한 이미지와 대중적인 호소 능력이 강점"이라며 "정권 심판을 바라는 시민들이 야권 단일화를 잘 이뤄낼 인물에 표를 준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③유일한 서울시장 경험자였다. 이번에 선출된 임기 1년의 서울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 사태로 혼란스러운 시정을 추스리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오 후보는 2006년과 2010년 두 번에 걸쳐 서울시장을 역임한 유일한 경험자다. 여야 후보 누구도 없는 강점이다. 오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 투표와 연계해 시장직을 던진 '원죄'가 있지만, 경선 기간 내내 과거 시정 경험을 통해 내세운 정책 전문성 등이 다른 후보와 비교해 우위에 있었다.
오 후보의 승리로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 구도도 흥미로워졌다. 중도에서 우클릭을 시도하는 안 대표와 보수를 기반으로 중도로 확장을 꾀하는 오 후보 간 단일화 경쟁이라는 점에서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두 사람의 '중도 보수' 이미지는 겹치는 부분이 많아 '중도 확장' 차원의 경쟁은 의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조금 더 까다로운 싸움이 됐다.
서울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안 대표가 앞서는 추세다. 오 후보가 따라잡아야 하는 위치지만, 제1야당이라는 세를 등에 업었다. 지난해 취임 초부터 중도층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오 후보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김 위원장 측 한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이 (최종 후보로) 올라오는 게 낫다고 보고 있었다"며 "(야권 단일화 구도 측면에서) 국민의힘에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오 후보도 "김 위원장과 긴밀히 협조하고 상의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와 안 대표 모두 후보 단일화 협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후보는 이날 "안 대표와 단일화를 굳게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며 "(안 대표와) 조속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오 후보와 가급적 빨리 만나길 희망한다"면서 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