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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못 지킨 나경원 "제게 주신 마음, 꼭 보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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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나경원 전 의원이 4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당초 나 전 의원 우세가 점쳐졌지만, '100% 시민여론조사'였던 경선 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오 후보는 41.64%, 나 전 의원은 36.31%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성 가산점 10%가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 간 실제 득표율은 이보다 더 벌어진 셈이다.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나 전 의원은 "오 후보의 승리를 축하드린다"며 "결과에 승복한다. 국민의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민을 향해서도 "승리로 보답해 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보내주신 그 따뜻한 마음, 절대 잊지 않고 꼭 은혜를 갚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 패배를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1월 "독하고 섬세하게 서울을 바꾸겠다"며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나 전 의원은 보수 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화려한 경력과 탄탄한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선 레이스 내내 우위를 점했다. 실제 지난달 5일 예비경선도 1위로 통과하며 이를 입증했다.
경선 초반부터 '강경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며 '당심 집중' 전략에 나선 게 나 전 의원의 패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선언 이후 보수층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며 "우파 정당이 중도인 척하고 왔다갔다하면 표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도를 짬짜면(짬뽕+짜장면)에 비유하며 "좌와 우를 섞어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경선 기간 내내 나 전 의원 이미지를 '강경 보수' 프레임에 묶고, 본선 경쟁력 및 야권 후보 단일화 등과 연결해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경선은 100% 시민여론조사 방식인데도 나 전 의원이 전통적인 당내 경선 방식의 캠페인 전략을 짠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보선에서 당선된 서울시장 임기가 1년여에 불과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오 후보 전략도 경선 막판 나 전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 당원이 아닌 일반유권자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경험 유무가 후보 선택을 가르는 잣대가 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나 전 의원이 4월 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서 '재도약'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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