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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이요? 가득이요!

입력
2021.03.05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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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셋이요.”, “휘발유 가득이요.”

식당이나 주유소에서 많이 듣고 쓰는 표현이다. ‘이요’는 말끝에 붙어 청자에 대한 높임을 표현하는 말이다.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지만 지금까지 표준어가 아닌 탓에 잘못된 표현으로 취급받았다. 지난해 국어심의회에서 ‘이요’의 폭넓은 쓰임을 받아들여 표준어로 인정하고 사전에도 등재되었다. 이제는 “셋요, 가득요”와 “셋이요, 가득이요”가 동등한 지위로 쓰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이요’는 얼핏 ‘요’와 같아 보이지만 다르기도 하다. 조사나 감탄사 뒤에서는 “내 친구는요, 밥을요, 그럼요”처럼 ‘요’만 쓰인다. 이런 경우는 ‘이요’를 붙이면 오히려 어색하다. 그런데 문장 끝에서는 “하나요, 둘이요”처럼 받침이 없으면 ‘요’를, 받침이 있으면 ‘이요’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처음에는 ‘요’만 쓰이다가 일부 환경에서 ‘이요’에게 자리를 내준 모양새다.

‘이요’가 ‘요’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요’만 쓰이다가 왜 ‘이요’가 등장했는지, ‘이요’의 ‘이’는 그 정체가 무엇인지 등 궁금증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는 언어적 쓰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연구자가 차차 밝혀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언중들이 어말 환경에서 ‘요’와 ‘이요’를 구분하여 쓰기 시작했고, 받침이 있는 환경에서는 ‘이요’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언어 변화를 시의적절하게 규범과 사전에서 어떻게 다룰지 고민이 필요하다. 때로는 무질서하게 언어가 오염되고 쇠퇴하는 것처럼 보여도 언중은 언제나 합당한 규칙을 찾아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간다.

남미정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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