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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독자 개발 임박?… 쿠바는 어떻게 백신 시장의 복병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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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강국’ 쿠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시장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자체 개발한 백신 후보만 4종, 그 중 두 가지는 상용화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시험에 곧 들어간다. 수천명이 참여한 초기 임상에서 강력한 면역반응도 확인됐다. 국제사회가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하면 쿠바산 코로나19 백신은 물량 부족에 허덕이는 제3세계의 구원자로 등극할 게 확실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쿠바 보건당국은 이달 말 각각 ‘소베라나 02’, ‘압달라’로 명명된 백신 2종에 대한 최종 임상을 시작한다. 소베라나는 스페인어로 ‘주권’이란 뜻이고, 압달라는 ‘쿠바 혁명의 아이콘’ 호세 마르티가 쓴 시의 제목이다. 백신 이름에서부터 국가적 자부심이 엿보인다.
소베라나 02 백신 3상 임상에는 4만4,000명이 참여한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도 수천명을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되고, 멕시코도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다. 수리남과 가나는 벌써부터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가 운영하는 핀레이백신연구소는 “이번 임상을 마치면 쿠바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대규모 예방접종을 개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백신은 2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별도 냉동 보관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초기 시험 결과는 5월에 나올 예정이다.
쿠바의 우수한 의료시스템은 정평이 나있다. 1959년 혁명 이후 의료인력 양성과 의약품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세계 최초의 뇌수막염 B형 백신, 인터페론, 중증 당뇨병 궤양 치료제 등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여러 신약이 쿠바 작품이다. 의사 규모(2017년 기준)도 국민 1,000명당 8.2명으로 세계 최상위다. 이른바 ‘하얀 가운 부대’를 통해 인도적 지원 역시 꾸준히 해 왔다. 지난해 3월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체계가 무너진 이탈리아와 중남미 5개국에 의료진을 파견해 찬사를 받았다.
가난한 나라들은 쿠바 백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쿠바 정부는 연말까지 백신 1억도스를 생산해 2,000만~3,000만도스는 자국민에게 접종하고 나머지는 전량 수출할 계획이다. 쿠바 인구는 1,131만명이다. 사실상 생산 물량 대부분을 해외로 보낸다는 얘기다. 보다 많은 세계인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타국에 백신 생산 허가권을 내주거나 빈국에 기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호세 마야 박사는 “쿠바에 네 가지 백신 후보가 있다는 사실은 카리브해와 남미 지역에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관건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느냐이다. 미국의 제재로 진통제ㆍ항생제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충분한 백신 원료 및 의료 장비 확보는 언감생심이란 물음표가 따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1% 하락했을 만큼 경제도 곤궁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이란 등 동맹국과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으라고 제안한다. 미 국가안보문서보관소의 쿠바분석가 피터 콘블러는 “쿠바 백신은 작은 섬나라가 세계 역사에 기여하는 또 다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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