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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집 ‘열공’하는 서울시 공무원들... “후보자 이름 가리면 공약 구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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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들이 새로 올 수장한테 보조를 맞추려면 공부해야죠, 공약공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 공무원들이 서울시장 후보 공약 ‘열공 모드’로 들어가고 있다. 여당은 박영선 후보를 확정했고, 이른바 제3지대도 안철수 후보를 확정했다. 야당도 오는 4일 후보 확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슬슬 새 시장 모실 준비에 나선 것이다.
2일 복수의 서울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각 후보, 예비후보들이 쏟아낸 공약에 대한 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업무보고 목적이다. 지방선거와 달리 보궐선거는 선거 다음 날 당선자의 임기가 바로 시작된다.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는 공직 사회지만, 이들이 물밑에서 예비 동작을 취하는 데에는 새로 올 시장의 짧은 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 관계자는 “1년 남짓한 시장 하려고 이번 선거에 나올 리 만무하고, 내년 지방선거서 유리한 고지를 잡자면 짧은 시간에 성과를 올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는 만큼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로 선출된 인사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탓에 ‘영혼 없는 존재’로도 불리는 이들이지만, 적지 않게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또는 예비후보들의 공약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름을 가리면 누구 공약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문에 지레짐작으로 없는 차별성을 만들려고 하기보단, 업무보고가 늦어지더라도 당선인의 정책기조를 확인하고 준비하겠다는 간부들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박영선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은 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25개 다핵도시’와 비슷하다. 모두 생활권을 다핵화해 지역별로 특성화하자는 주장이다. 안철수 후보의 ‘글로벌 서울경제도시’ 공약은 ‘4차 산업혁명 선도 5개 거점으로 지정하겠다’는 오세훈 예비후보의 구상과도 겹친다. 오 예비후보와 같은 당 나경원 예비후보는 지난달 15일 나란히 상암동을 찾아 100층 이상 랜드마크 건물 유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시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눈에 띈다”며 “시 공무원들이 그 교통정리 작업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시장 취임 이후 조직개편, 고위직 인사가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장급 관계자는 “새 시장은 짧은 임기에 성과를 내고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핵심 공약 실현을 위해 어느 정도 조직개편은 하겠지만, 그 정도가 시청 조직을 아예 갈아엎는 수준은 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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