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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열풍은 '지하철 환승역' 심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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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를 전후해서, 갑자기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서 아이폰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는 사실 아셨나요? 몇 년이나 지난 구세대 제품까지 가격이 훅훅 뛰었지요. 이유는 딱 하나, ‘클럽하우스’라는 애플리케이션 때문이었습니다. 오로지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라, 그것을 사용하려고 갑자기 아이폰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어난 겁니다. 도대체 무슨 애플리케이션이길래 휴대폰 공기계를 살 정도냐고요?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의 새로운 앱입니다. 팟캐스트나 유튜브와는 조금 다른, 굳이 비유하자면 요즘 많이들 사용하시는 화상회의에서 화면을 뺀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참여자의 범위가 몇 명으로 한정되는 화상회의와 달리 수백, 수천 명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지요. 2020년까지는 국내에 이 앱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요.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공매도 반대’ 발언을 이 앱에서 하고, 그것이 전 세계에 퍼져나가면서 급속도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쉽게 만나기 힘든 유명인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방이 폐쇄되면 그 안에서 나눈 모든 대화가 사라진다는 안전한 시스템 등으로 인해 급속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순식간에 연예인, 정치인, 유명 창업자등이 사용하면서 소위 ‘대세’로 떠올랐지요. 너도나도 앱을 사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입하고, ‘초대권’을 갈구했습니다. 이 앱의 또 하나의 특징이 바로 초대권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는 폐쇄성에 있거든요. 한 명의 가입자에게 두 장의 초대권을 주어, 가까운 지인을 초대하는 형태입니다. 그야말로 온라인상의 ‘프라이빗 클럽’인 셈이지요.
실존하는 비밀 사교클럽이 그러하듯, 많은 이들이 그곳에 들어가려면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야 하는 구조. 그래서 더욱 갈증을 느끼게 하는 구조는 이내 중고거래 장터에서 초대권이 암거래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이 앱에 몰려드냐고요? 이유는 다양합니다만, 꽤나 중요한 지점이 있는데요.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클럽하우스는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에 상당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초대가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구조, 모두에게 열려 있지 않고 ‘특정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수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초대권을 사려고 외치는 상황을 보며 저는 이런 풍경이 떠오르더군요. 지하철 환승역에서, 맨 앞의 누군가가 뛰기 시작하면 ‘어? 차가 들어오나 본데?’싶어서 뒤따르는 모두가 우르르 뛰는 풍경 말입니다. 여기서 안 뛰면 나만 차를 놓칠 것 같아서, 뛰는 그 심리 말이지요. 막상 뛰어가 보면 전철이 오지 않은 날들이 더 많았는데 말입니다. 몇 년 뒤 과연 클럽하우스는 어떻게 자리매김할까요? 정말로 새로운 시대의 필수요소가 될까요? 아니면 뒤처짐을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탁월한 마케팅을 선보인 하나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로 기록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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