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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인지도' 넘지 못한 우상호 "이제 더 큰 싸움 남았다"

입력
2021.03.02 0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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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월 25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 앞서 승리의 주먹을 쥐고 있다. 뉴시스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월 25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 앞서 승리의 주먹을 쥐고 있다. 뉴시스


'막판 뒤집기'라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다음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서울시장에만 두 번째 도전했던 우 의원은 1일 끝난 민주당 4·7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패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결과, 우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36.46%, 서울시민 일반 선거인단 투표에서 28.52%의 지지율에 그쳤다.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우 의원은 "경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선거 운동기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후보였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큰 싸움이 남았다"며 "우리는 하나가 될 때 이겼고, 민주당 승리의 길에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4선 중진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박 후보 승리에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다.

당내 586그룹 리더에 속하는 우 의원은 지난해 12월 13일 일찌감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주류인 친문재인계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시민 일반 선거인단보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부를 걸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본선 경쟁력을 우선시했던 친문계 표심은 인지도면에서 앞서는 박 후보를 선택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 결과에 대해 "당원들 역시 야권 후보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뽑은 듯하다"며 "경선 초반 여론조사부터 박 후보가 (우 의원을) 큰 격차로 앞섰기 때문에 '조직표'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로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우 의원이 경선 레이스 도중 박 전 시장을 "롤모델"이라고 밝힌 것도 결국 손해만 됐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도, 판세를 뒤집으려는 우 의원에게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평가다. 우 의원은 박 후보와 경선 초반부터 '우·박 남매' 프레임을 띄우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우 의원이 박 후보 핵심 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를 두고 "민주당답지 않다"며 잠시 신경전을 벌였을 뿐 치열한 신경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두 사람의 세 번에 걸친 경선 토론회 조회 수(11만5,623회)가 야권 ‘제3지대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한 번의 경선 토론회 조회 수(23만7,721회)에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당 안팎에서는 우 의원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끝낸 민주당은 8일까지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1차로 시대전환 후보 조정훈 의원, 2차로 열린민주당 후보인 김진애 의원과 협상에 나선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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