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영·유아를 괴롭히는 감염병은?

입력
2021.0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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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사키바이러스 등에 의한 수족구병 기승 우려

봄철이면 수족구병이 어린 자녀에게 많이 발병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므로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봄철이면 수족구병이 어린 자녀에게 많이 발병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므로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심한 일교차로 면역력은 떨어지는 가운데 각종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어린 자녀의 건강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영ㆍ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늘게 되는데, 수족구병 환자는 기온이 상승하고 외부활동이 증가하는 3월 이후 주로 발생한다.

김민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 시설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 날씨가 따뜻하고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많이 발병

수족구병(手足口病ㆍHand-foot and mouth disease)은 이름 그대로 손,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병이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A16이 주요 원인이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 에코바이러스 18 등에 의해서도 발병한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은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 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신경계 합병증을 일으킨다.

생후 6개월~5세 어린이가 많이 걸리고 침ㆍ가래ㆍ콧물ㆍ대변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수족구병은 열나는 감기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을 때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7~10일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수족구병은 손ㆍ발ㆍ입안 안쪽 점막과 혀ㆍ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영ㆍ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발열ㆍ두통과 함께 설사ㆍ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기도 한다. 드물게 뇌간뇌염ㆍ뇌수막염ㆍ급성 이완성 마비ㆍ신경원성 폐부종ㆍ폐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져 치명적일 수 있다.

◇충분한 식이ㆍ합병증 관리 필요

자녀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우선 잘 먹여야 한다. 입안이 아픈 아이가 잘 먹지 못한다면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따뜻한 음식보다는 찬 음식을 더 잘 먹을 수 있다. 설사하지 않는다면 아이스크림도 상관없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주면 아파도 잘 먹기 마련이고 찬 것을 먹이면 입안이 얼얼해져 아픈 것도 좀 잊을 수 있다. 찬물도 괜찮다.

열이 많이 난다면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좋다.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준다.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ㆍ유아가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구토ㆍ무기력증ㆍ호흡곤란ㆍ경련 등이 나타나거나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자녀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못한다면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의 통증을 호소하고 토하거나 몸이 처진다면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일 수 있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집단생활로 전파 가능성 높아…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철저히

수족구병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 시설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전염성이 강해 한 아이가 걸리면 다른 아이도 쉽게 전염된다.

수족구병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장난감ㆍ놀이기구ㆍ집기 등을 소독해 환경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침방울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에티켓도 잘 지켜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아야 한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분변 등을 통해 수 주간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전염성이 강한 시기에는 자가 격리하고 이후에도 분변 관리나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수족구병 예방을 위한 4대 수칙]

1. 손 씻기를 잘한다.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에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꼼꼼히 씻는다.

2. 장난감, 놀이기구 등 소독한다.

3. 환자 배설물이 묻은 옷 등 철저히 세탁한다.

4.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자가 격리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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