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택지 발표 전 '시장' 이미 움직였다... 광명·시흥 아파트 큰 폭 상승

입력
2021.02.25 15:04
수정
2021.02.25 15: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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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지구 발표 직전 부동산원 주간통계?
시흥 0.64%·광명 0.43%?↑
'숨고르기' 수도권 아파트값 소폭 오름세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광명시흥' 지구가 발표된 24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연합뉴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광명시흥' 지구가 발표된 24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연합뉴스


정부가 24일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한 '광명시흥' 주변이 이미 들끓고 있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미 대규모 택지개발을 예상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투기수요를 막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관심은 한동안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신규 공공택지 발표 이틀 전인 지난 22일 기준 경기 시흥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4% 상승했다. 지난해 3월 23일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단위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경기 광명시도 0.43% 오르며 지난주(0.4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업계에선 공공택지를 아파트값 상승의 이유로 꼽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광명시흥지구 관련 간담회를 개최해 광명과 시흥 지역에선 일찌감치 개발 기대감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광명시흥지구 주변에선 정부 발표 이전부터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와 시흥시가 포함된 경기 서해안권 매매수급지수도 이달 15일 기준 114.3이었다.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수급지수가 높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인근 부동산 업계는 바빠진 지 오래다. 시흥시 은행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까진 매수 문의가 많더니 지구 발표 하루가 지나자 매물을 거두겠단 전화가 몰린다"며 "전용면적 84.67㎡가 이달 초 6억8,50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호가는 8억원까지 오른 상태"라고 귀띔했다.

광명시흥지구의 광역교통대책 윤곽이 나오자 철도망 확충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도 부쩍 커졌다. 정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및 신안산선 등과 환승이 가능한 남북 도시철도를 광명시흥 지구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건설·계획 중인 신안산선과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제2경인선까지 연결되면 서울 여의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기존 7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철도망 확충은 광명시흥지구뿐 아니라 주변 부동산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달아오른 주변과 달리 정작 광명시흥지구 내 부동산 시장은 조용하다. 정부 발표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지구에 포함된 광명시 가학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이후 10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이뤄진 게 없었다"며 "원주민들 사이에선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수도권은 0.31% 올라 잠시 숨 고르기를 한 전주(0.30%)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25%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9%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고, 서울은 0.08%에서 0.07%로 상승폭이 0.0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2·4 주택 공급대책 이후 서울 강북권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며 매맷값이 상승폭을 유지하거나 축소됐지만, 강남권은 재건축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전세는 방학 이사수요가 마무리되고 입주물량이 증가하며 매물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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