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1호 접종 논란, 국민 건강은 뒷전" 정세균, 야권 강하게 비판

입력
2021.02.24 16:00
수정
2021.02.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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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백신 첫 출고 날 두 차례 걸쳐 비판
"백신은 과학인데 정치가 불안감 부추겨"
"신뢰 전파해야 할 정치가 불신 유포해서야"

정세균(왼쪽 여섯 번째)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코로나19 백신 출하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왼쪽 여섯 번째)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코로나19 백신 출하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문재인 대통령 등을 향한 '백신 접종 1호' 요구에 대해 "정치가 백신 불신을 유포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24일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커(AZ) 백신 출하식에 참석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등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글을 올리며 '백신의 정치화'를 시도하는 정치권 일각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국민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국가 사업"이라며 "백신은 과학임에도 정치가 끼어들어 백신 불안감을 부추기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라도 1호 접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접종 대상자 93%가 흔쾌히 백신 접종에 동의해 주셨다"며 "대통령이 먼저 맞으라며 부질없는 논쟁을 부채질한 일부 정치인들을 부끄럽게 만든 셈"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백신 접종 1호가 논란이 되는 이 기이한 현실 속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어디에 있는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쟁이란 말인가. 신뢰를 전파해야 할 정치가 백신 불신을 유포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비판한 후 "신속한 백신 접종으로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일에 중지를 모아 가자"고 당부했다.


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캡처

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캡처


그는 앞서 안동 행사에 참석했음을 알리면서 "정부는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백신 안전성과 효과성 검증, 도입, 수송과 유통, 접종, 이상반응 관리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준비했다"며 "국민이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의 여정에 동참해 달라"고 적었다.

'백신 1호 접종' 논란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필두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백신을 대통령이 먼저 맞으라"고 요구하면서 일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이냐. 유 전 의원과 내가 함께 맞자"고 맞받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은 스스로 "접종 1호가 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렇게 백신이 정쟁의 도구가 된 것은 정부가 26일 첫 접종을 준비 중인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향한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AZ백신의 효과는 셰계에서 가장 먼저 접종한 영국의 자료로 입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정부가 목표한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벌어진 '백신의 정치화'에 우려를 보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 관련 논란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세상이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국민들이 백신을 잘 맞을 방법에 올인해 달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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