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사들 뿔났다... "병상·의료진 확충" 1일 파업

입력
2021.02.23 22:08
수정
2021.02.2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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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중환자실 80% 가동 상태
"정부, 의료진에 코로나 책임 떠넘겨" 주장도

그리스 의사들이 23일 아테네에서 코로나19 관련 병상 확충과 의료진 충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그리스 의사들이 23일 아테네에서 코로나19 관련 병상 확충과 의료진 충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선 그리스 의사들이 한시적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병원 시설과 의료진이 숨막힐 정도로 부족하지만 정부가 의료진들에게 코로나19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리스 병원 의사들이 2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의사 수십 명은 수도 아테네 시내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건 종사자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그리스 의사들의 파업은 공공병원의 중환자실 부족과 의료진 인력 부족을 개선해 달라는 목적에서다. 그리스 병원의사협회(OENGE)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와 다른 질병에 걸린 중환자들 모두에게 심각한 위험이 있다”며 “병원은 이미 질식 상태”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 공공병원의 중환자실이 이미 80% 채워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더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OENGE는 “(정부가) 병원 의사 등 보건전문가들에게 (코로나19) 책임을 전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민간 부문의 의료 자원을 더 투입하려는 계획도 없이 공공병원 종사자들에게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리스의 공공의료 상태는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그리스 병원노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병원이 비응급 수술을 제한했고 일부 수술의 경우 대기기간이 최장 2년까지 늘어났다”며 “건강 위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수년 간의 경제 위기에도 제 역할을 해왔던 그리스 공공의료체계가 코로나19로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그리스 보건당국은 전날 하루동안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88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수는 17만9,802명이며 이중 6,297명이 숨졌다. 그리스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주 식당과 학교, 미용실, 비필수 소매점 등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봉쇄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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