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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대구 중학생 유서', 다시 주목받는 까닭은

입력
2021.02.23 15:00
수정
2021.02.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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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구 학폭 피해 중학생 유서 SNS서 공유
"10년 지났는데 학폭 현실 여전" "가해자 엄벌해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피해 학생 사진과 유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피해 학생 사진과 유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과거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폭로하는 '학폭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 각계로 번지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폭이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됐던 과거와 달리 범죄로 인식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다.

온라인에서 연일 학폭 미투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 커뮤니티에 2011년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학폭 피해자 고(故) 권승민(당시 13세)군 사건이 다시 한번 언급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폭사건을 보면 항상 떠오르는 중학생의 유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당시 권군의 모습이 찍힌 사진과 유서를 올리고 "가끔 가해자에게 너무 가혹한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이 학생의 유서와 폐쇄회로(CC)TV 속 장면을 떠올리면 마음을 다시 잡게 된다"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데 가해자도 똑같이 당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학폭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권군의 비극 발생한 지 10년 지났지만...현실 여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보도한 2011년 12월 23일자 한국일보 기사.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보도한 2011년 12월 23일자 한국일보 기사.


글쓴이가 언급한 사건은 이른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알려지며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인 권군은 2011년 물고문과 구타, 금품 갈취 같은 동급생들의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권군이 남긴 유서 전문와 함께 생전 마지막 모습이 찍힌 엘리베이터 CCTV 카메라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국민들의 뇌리에 박혔다. 해당 사진에는 권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7시간 전 엘리베이터 안에 쭈그리고 앉아 눈물을 닦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건이 촉발한 국민적 공분을 계기로 곧바로 학교폭력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고, 이듬해 2012년 2월에는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됐다. 이후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를 처벌하고, 학교전담경찰관을 배치하게 됐다.

가해 학생 서모군과 우모군은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권군의 어머니 임지영씨는 당시 사건 전후의 상황을 담아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10년 만에 재조명된 사건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현재 2만9,000여 회 조회수를 기록 중인 글에는 여전히 반복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학폭 근절을 주장하는 내용의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한 누리꾼(CAE***)은 "학폭 가해자로 확인되면 조치가 취해지니 이제 시작이다. 반드시 응징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월***)도 "학폭은 어릴 때 치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아주 오랫동안 파괴할 수 있는 범죄다. 처벌할 수 없다면 사회적 지탄이라도 받게 해야 한다"고 했다.

손효숙 기자
이은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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