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반응 강화, 전파 경로 차단… 변이 겨냥 '2세대 백신' 찾는다

입력
2021.02.22 14:00
수정
2021.02.2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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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가디언, 개발 연구들 소개… "곧 임상 시작"
"중증 진행 방지 초점 맞춰진 기존 백신 한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7일 웨일스주 남부 쿰브란의 백신 접종 센터를 방문해 아스트라제네카ㆍ옥스퍼드대 공동 개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쿰브란=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7일 웨일스주 남부 쿰브란의 백신 접종 센터를 방문해 아스트라제네카ㆍ옥스퍼드대 공동 개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쿰브란=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2세대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증상 진전을 막는 데 집중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면역 반응을 강화하거나 전파 경로를 차단해 감염 자체를 멈춰 보려는 시도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감 백신처럼 여러 백신들이 결합된 형태여서 한 번만 주사를 맞아도 다양한 변이에 대한 면역 방어를 제공하거나,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데 특화된 반응을 생성하거나 하는 식으로 기존 백신과 차별적인 차세대 백신을 찾기 위한 연구가 현재 영국 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부 백신은 곧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영국 노팅엄대와 면역약품 업체 스캔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다른 부분인 N-단백질까지 표적으로 삼는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연구에 참여하는 조너선 볼 노팅엄대 교수는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개발 중인 백신에 면역 체계가 더 광범하게 반응해 더 많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제공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며 “그런 결과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 중인 백신의 기본이 되는 플라스미드는 이미 다른 의약품에 쓰여 온 데다 환자들에게 사용됐을 때도 별 문제가 없었다”며 “조만간 이 백신의 임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항체를 코와 목구멍으로 유도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방식이다. 이 대학 애덤 핀 교수는 “상기도(콧구멍 또는 입에서 후두까지의 호흡기)는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감염 경로”라며 “상기도의 점막에서 항체를 형성할 수 있다면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바이러스를 막거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가는 과정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핀 교수 팀은 각기 다른 백신을 맞은 사람의 점막 내 항체 수준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면역 반응 강도를 비교해 보면 각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얼마나 잘 막을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전파를 최소화하는 백신을 식별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백신은 주로 감염 증상의 악화를 얼마나 잘 막을 수 있는지가 주된 평가 대상인 기존 백신과 대조적이다. 신문은 “기존 코로나19 백신들은 증상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 감염자의 병원 입원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며 “바이러스 감염 차단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차세대 백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데버라 던-월터스 영국 서리대 교수는 가디언에 “현재 백신은 중증 진행을 3분의 2 정도 막을 수 있고 전파력은 50%가량 떨어뜨릴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이기려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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