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유혈 사태 확산, 국제사회 제재 적극 동참해야

입력
2021.02.22 04:30
27면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각종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시위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P 뉴시스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각종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시위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얀마 군경이 20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실탄을 발포해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군부가 공세적 진압에 나서 미얀마 시위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이 절실하다.

이번 유혈 사태는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이는 근로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군경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을 무차별 발사하면서 실탄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에 총을 쏜 부대는 2017년 로힝야족 학살사건에 연루된 제33 경보병 사단 소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총상을 입은 20세 여성도 19일 끝내 숨졌다.

군경의 유혈 진압에도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미얀마 시위의 불꽃은 꺼지지 않고 있다. 21일에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는 등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50여년 군부 독재 뒤에 이룬 미얀마의 민주화를 다시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미얀마 군정이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고 강경 진압을 고집하면 더 큰 비극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즉각 미얀마 군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유혈 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미얀마 군정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논의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폭력 사용 자제를 강력 촉구했다. 5·18 민주화 운동을 겪은 우리에게 이번 사태는 남일 같지 않다. 단순히 성명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동참하고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연대 의지를 보여 국제적 여론을 집결시키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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