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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4명 총격 사망'에도... 미얀마는 무기 대신 촛불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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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가 평화의 촛불을 들었다. 쿠데타 세력의 총탄에 숨진 시민 숫자가 이틀 새 4명으로 불었지만 불복종, 비폭력 저항의 대오는 흔들리지 않았다. 국제 사회는 잇단 군부 강력 규탄으로 호응했다. '2222항쟁' 동참 호소도 새롭게 등장했다.
21일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군경의 총격에 의한 강경 진압으로 숨진 시민은 최소 4명이다. 9일 수도 네피도 시위 현장에 있다가 총탄이 머리에 박힌 당시 19세 소녀 킨이 19일 결국 사망하면서 첫 희생자로 기록됐다. 20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선 군경이 조선소 노동자를 향해 무차별 발포해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졌다. 같은 날 밤 최대 도시 양곤에선 민간 자경단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자경단은 군경의 심야 체포 및 야간 납치에 맞서 자발적으로 꾸려졌다.
총격에 의한 부상자는 수십 명에 달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위 현장에서 발견된 실탄 탄피와 쇠공, 그로 인한 부상자들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2017년 로힝야족 학살 사건에서 악명을 떨친 33경보병사단이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1일 쿠데타 이후 전날까지 배우 등 569명이 군정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사라지고 있는데도 미얀마 군부는 침묵하고 있다.
양곤 시민들은 20일 밤 미국 대사관 앞에서 킨의 넋을 기리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북부와 서부 외곽 지역에서 소규모로, 냄비 시위와 더불어 집에서 각자 저항의 의미로 촛불을 켠 적은 있지만 연대의 촛불, 진실을 갈구하는 촛불이 대규모로 도심 밤을 밝힌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촛불 집회로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한국을 본보기로 삼는 분위기다.
이날도 각지에서 킨의 영결식과 쿠데타 반대 집회가 계속됐다. "2월 22일 오후 2시에 모이자"는 뜻을 담은 '2222항쟁' 동참 호소도 줄을 이었다. 민주화 상징인 1988년 8월 8일 '8888항쟁'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미얀마 교민은 이날 한국일보에 "군부가 세밀히 대응하고 있고 시민 불복종 운동도 일상 불편이 늘면서 서서히 피로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라면서 "투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서인지 SNS를 중심으로 '2222' 메시지가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분노와 연대도 촛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은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용납할 수 없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고위대표), "우리는 버마(미얀마) 시민 편"(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내 소수민족 무장단체 10곳도 군정 반대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미얀마 군부 홍보매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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