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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저지, '의료·운송·금융' 불복종운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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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감행한 미얀마 군부의 최종 목표는 비록 그 방식이 ‘공포와 억압’이라 할지라도 정상적인 국가 운영 체계 속에서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반(反)군부 시위대는 쿠데타 직후부터 ‘의료, 운송, 금융’ 3대 업종을 중심으로 ‘시민 불복종 운동(CDMㆍCivil Disobedience Movement)’에 돌입해 대규모 파업을 이끌어냈다. 수많은 영역 가운데 시민들이 이들 업종 불복종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미얀마 경제발전 전략에 숨어 있다.
우선 의료ㆍ운송ㆍ금융 분야가 흔들리면 군부의 쿠데타 명분이 크게 훼손된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성공한 쿠데타는 모두 3대 업종을 유지하며 “국가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발신했고, 어느 정도 묵인이 됐다. 가뜩이나 미얀마 군부는 미국 등 서방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터라 CDM이 성공할 경우 외교전을 전개할 최소 기반마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또 3대 산업의 중단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앞세운 미얀마 경제발전 전략의 붕괴를 의미한다. FDI 기업들은 △주재원 기본 복지 △물류 이동 △자금 흐름의 편이성 등을 핵심 투자 조건으로 꼽는다. 이런 전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 실제 쿠데타 이후 일본과 태국 업체들은 같은 이유를 들어 미얀마 투자를 잠정 보류했다. 한 동남아 외교가 관계자는 “FDI 철수는 외국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군부의 자금줄을 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급해진 군부는 시위 참가 공무원들의 자택을 습격하는 등 물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공식 발표를 통해 “군부는 외국기업들의 안전한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투자 철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하지만 군부의 바람과 달리 3대 업종의 CDM은 수그러들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19일 프론티어 미얀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CDM의 시초가 된 국립병원 의료진의 파업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국영철도사(MR) 소속 직원 99%도 파업에 동참했으며, 항공청 관제사들도 보이콧 대열에 최근 합류했다. 이밖에 전력ㆍ교통부 등 중앙부처 및 법원 공무원 500여명도 파업을 시작했다.
금융권 역시 시위대 편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6일 은행 직원들이 시위에 처음 참여한 뒤 양곤 등 주요 도시의 민간은행은 모두 폐쇄된 상태다. 한국 신한은행과 BNK부산은행도 직원들의 CDM 투쟁 동참으로 현지 지점 영업을 중단했다. 마지막까지 영업하던 군부 소유 미야와디 은행마저 시위대의 예금인출 투쟁이 격화하자 16일 오전 황급히 문을 닫았다.
미얀마의 1988년 민주화 항쟁을 이끌었던 민 코 나잉은 “군부를 끌어내리려면 의사ㆍ공무원ㆍ은행원들의 파업 동력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면서 “쿠데타를 막느냐 마느냐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CDM의 투쟁 강도 역시 한층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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