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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학의 긴급출금'에 이광철 관여 정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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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긴급 출국금지(출금) 요청을 했던 이규원 검사에게 ‘긴급출금을 해야 한다’는 의사를 직접 전달한 당사자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라고 검찰이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서관의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김 전 차관 긴급출금 과정에 청와대 인사가 관여한 구체적 정황이 검찰 수사로 드러난 건 처음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확보한 물증 등을 토대로, 2019년 3월 22일 밤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에게 ‘긴급출금’ 지시가 전달된 상세 경로를 파악했다. 검찰이 재구성한 의사 전달 라인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김오수 법무부 차관→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현 법무부 차관)→이광철 선임행정관→이규원 검사’(당시 직책 기준)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날 차규근 본부장을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소환, 보강 조사를 벌였다.
현재로선 ‘검찰이 파악한’ 사실관계 수준이지만, 이규원 검사가 긴급출금요청서를 작성하기 이전 상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복원된 셈이다. 앞서 차 본부장은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지난달 21일 자 1, 2면)에서 “당시 ‘김 전 차관이 방금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다’는 보고를 받고, 김오수 차관 등에 내부 보고를 했다”며 “(이후) 이규원 검사와 통화를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어떤 보고 및 지시가 오갔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김오수 전 차관이 이때 차 본부장에게 ‘장관 직권 출금’을 제안했다는 점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새로 파악됐다. 차 본부장은 그러나 이보다 며칠 전 출입국본부 직원들이 난색을 표했다는 점을 감안, ‘긴급출금 요청을 우선 받아 보자’는 의견을 냈다. 김 전 차관은 ‘그러면 진상조사단 요청을 받는 방법뿐이니, (당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간사인) 이용구 실장에게 전화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이 차관과 이광철 비서관에게 순차적으로 김 전 차관 출국 시도 소식이 전파됐다. 뒤이어 이광철 비서관이 이규원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게 검찰의 잠정 결론이다. 이용구 차관은 “당시 차규근 본부장의 전화를 받고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 직후 이광철 비서관에게 전화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법 논란이 제기된 김 전 차관 긴급출금 과정에 이광철 비서관이 관여한 사실은 ‘청와대 개입’ 의혹으로 이어지는 단서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다만 이를 곧바로 ‘불법 행위’로 연결 짓는 건 무리다. 일단 처벌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점쳐지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과정에 이광철 비서관은 물론, 청와대 윗선이 개입했다고 볼 증거는 전혀 없다.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긴급출금요청서에 잘못된 사건 번호가 기재돼 있었지만, 이런 세세한 부분에까지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운 탓이다. 법무부 출입국본부도 “사건번호 등은 검사 판단을 믿고 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직무권한을 남용해 이규원 검사 혹은 출입국공무원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고, 김 전 차관의 출국 권리행사를 막았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해당 혐의 적용을 위해선 이광철 비서관 등이 ‘피의자가 아닌 김 전 차관의 출금 요청은 출금 규정 위반임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지시했다’는 점부터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허위 사건번호’ 논란과 별개로, 당시 출금 요청 및 출금 조치가 출입국관리법 위반인지에 대해선 법조계 의견이 여전히 분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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