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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소리 향해 수차례 총격… 어둠 악용한 미얀마 군부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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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야밤을 이용해 주택가에서 총을 난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반대 비폭력 저항인 시민들의 '냄비 두드리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한 조치다. 4일 연속 밤마다 끊기는 인터넷, 심야 긴급 체포 등 군부는 어둠을 악용한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18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보안군은 전날 오후 9시쯤 중부 만달레이주(州)의 철도공무원 관사가 있는 주택가에서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 군의 공격 대상은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참가한 철도공무원과 그 가족 300여명이라고 매체들은 전했다. 당시 시민들은 오후 8시 통행금지령에 맞춰 자택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군부 퇴진을 외치고 있었다. 미얀마 시민들은 저녁마다 냄비와 깡통을 두드리며 소음으로 만들고 민중가요를 합창한다. 미얀마에선 소음을 내는 행위가 악마를 쫓아낸다고 본다. 같은 주 찬미아타지 마을에서도 16일 밤 냄비 시위를 하는 주민들에게 군의 발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주민들은 "군인들이 경고도 없이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며 "군이 고무탄은 물론 강철공까지 공기총과 개량 새총에 넣어 발사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탄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실탄 사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정부기구(NGO) 카나옹연구소 관계자는 "군의 기습 발포로 최소 10명의 만달레이 주민이 중상을 입고 100여명이 다친 것 같다"고 밝혔다.
주로 심야에 이뤄지는 시위대 체포 작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시위 2주차인 14일까지 300명 안팎이던 체포 인원은 사흘 새 495명으로 200명 가까이 늘었다. 서부 라카인주 등에선 대낮에도 시위 주동자 10여명을 군용트럭에 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는 민간인 외에도 CDM 운동을 독려하는 영화배우 등 유명인사 6명을 공개 수배했다. 이미 체포한 만달레이 지방정부 환경부 장관 등 반군부 관료에 대한 기소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군의 무자비한 대응은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사전 검열시스템 구축 등 모종의 준비 작업이나 군병력 결집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는 인터넷 차단 조치는 나흘째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거리에서 "군부 퇴진"을 외쳤다. 주요 도로를 점거한 양곤 시위대 안에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군병력 이동 및 군에 동조하는 직장인의 출근 저지를 위한 '도로에 차량 버려두기 운동'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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