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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6개국서 벌써 승인... 러시아 백신 연일 상종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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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미운 오리 새끼’ 신세였던 러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반전이 놀랍다. 중남미 지역에선 벌써 6개국이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아예 주요 코로나19 백신으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의 물량이 선진국으로 쏠린 사이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한 ‘백신 외교’의 성과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멕시코 니카라과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6개국에서 이미 접종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을 선언한 후 끊임 없이 혹평에 시달렸던 지난 반년을 떠올리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특히 이달 초 의학저널 랜싯에 3상 임상시험 결과 효능이 91.6%에 달한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각국이 앞다퉈 러시아 백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콜롬비아가 대표적이다. 콜롬비아 정부는 우수한 효능이 알려진 직후 러시아 측과 협상에 돌입했고, 조만간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양국이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얼어붙은 외교관계 속에서도 감염병 극복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러시아 백신은 효능뿐 아니라 ‘직접 협상’ 방식에서 인기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다른 민간 제조업체들과 달리 러시아 당국이 직접 개입해 경제적 이윤 외에 외교적 실리까지 따지다 보니 오히려 협상이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정계 관계자는 “원래 구매 목록에 올랐던 화이자 백신보다 러시아 백신을 구하기가 더 쉬웠다”면서 “대통령들끼리 관계도 돈독해 협상 속도가 빨랐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스푸트니크V 백신 2,500만회분을 들여와 60만회분 이상을 투여하는 동안 화이자 백신은 보급조차 되지 않았다.
다른 코로나19 백신의 선진국 쏠림 현상도 행운으로 작용했다. 미국, 유럽 등에 화이자ㆍ모더나 측 물량이 우선 공급되자 백신이 절실한 중남미 국가들이 러시아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 백신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코백스 퍼실리티’가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중남미 4개국에 우선 지원을 약속한 물량 역시 1회분도 전달되지 않았다. 이래저래 러시아 백신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러시아는 경제적 이득은 물론, 중남미에 외교적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점도 내심 성과로 꼽고 있을 듯싶다. 아르헨티나 외교정책 전문가 안드레스 세르빈은 CNN에서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는 시장을 확보하고, 외교적으로는 중남미에서 미국의 패권에 맞설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도국에 백신 제공자 역할을 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얻은 것도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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