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의 '김학의 수사 외압' 의혹 반박… 검찰서 진실 밝혀질까

입력
2021.02.17 19:00
수정
2021.02.17 19: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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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지키던 이성윤 이례적 강한 반박
공익신고자·이성윤 중 한 명은 거짓말?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중단 외압' 의혹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중단 외압' 의혹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출금) 관련 수사중단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외압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지검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공익신고자와 이 지검장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검찰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이 지검장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밝힌 입장문을 통해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박했거나, (안양지청 상급기관인) 수원고검에 (검사 비위 의혹을) 통보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2019년 상반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았다. 그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고, 수사 관계자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위법하게 공개되는 것에 대해 향후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익신고서 내용을 토대로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금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했던 안양지청에서 김 전 차관 긴급출금의 위법성을 포착했지만, 대검 반부패부와 법무부 검찰국 압력으로 수사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김학의 전 차관의 출금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수원지검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 지검장과 조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수사팀은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과 수사지휘과장이었던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선 조사를 마쳤다. 검찰 고위인사 가운데 이 지검장이 사실상 마지막 조사대상인 셈이다.

검찰 수사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 지검장이 출석 요구에 응할지 불분명한 데다, 당시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도 “안양지청 수사팀은 (추가 수사를 위해 필요한) 대검 승인 요청 자체를 안 했다”며 공익신고자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검찰 내에서도 "안양지청 수사는 대형 사건도 아니었고,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외압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때라 대검에서 함부로 수사 중단을 지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이성윤 지검장이 이날 "통상적인 대검 보고 절차를 거쳐 안양지청에 대해 적법한 지휘가 이뤄졌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 지검장의 이런 입장을 두고 '당시 문무일 총장 등 대검 수뇌부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만약 자신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시 대검 수뇌부도 함께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는 것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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