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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공장까지 감염 확대 ... 백신 접종 앞둔 정부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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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설 연휴를 기점으로 불안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방역에 만전을 기해 온 상급종합병원은 물론, 지방 대형공장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게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신 예방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준비하던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 수는 621명이다. 300~400명대에 머무르던 하루 확진자 수가 600명대를 넘어선 건 지난달 10일(665명) 이후 38일 만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살얼음판을 걷는 방역상황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곳곳에서 드러나는 해이해진 방역 의식"이라며 "거리두기 완화로 일상이 조금은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고 당부했다.
갑작스러운 증가세는 설 연휴 직후 4만~5만건으로 줄었던 검사 건수가 8만~9만건으로 다시 늘고, 길어진 방역조치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다 대규모 집단감염도 나타나고 있다.
우려스러운 건 그동안 대규모 집단감염이 요양병원이나 교육시설 등 방역에 취약한 곳에서 발생했다면, 이제는 환자의 안전이나 생산 차질 등을 우려해 비교적 방역 조치가 엄격했던 대형병원, 공장 등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속된 3차 대유행 과정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널리 퍼지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만 27명(누적 144명),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서는 5명(109명)이 발생했다.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에서도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환자와 동료 직원 등 279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1명도 확진됐다. 경기 남양주시 진관산단의 한 공장에서는 직원 11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충남 아산의 귀뚜라미보일러 공장에서도 오후9시 기준 8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만 137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병원의 경우 퇴원환자와 가족을 통해, 공장은 설 연휴 고향 방문을 통해 바이러스가 더 퍼졌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상황이 재확산으로 이어지느냐다. 최악의 경우 26일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이 본격화되기 전에 3차 유행의 불씨가 되살아나거나 4차 유행이 들이닥치면 치료하느라 접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3차 유행 당시 하루 확진자 1,000명 수준이었기에 다음 재확산 때는 하루 2,000~3,000명씩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를 허투로 들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이동량 증가, 가족·지인 간 모임 증가 등으로 인한 감염확산이 확인되려면 보통 1주일 정도가 걸린다. 자영업자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하향 조정했던 정부는 단계 격상까지 거론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번 환자 증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 뒤 확산세라 판단될 경우 영업시간 제한은 물론, 거리두기 단계 등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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