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명' 단일기업 최대규모 확진자 나온 귀뚜라미 공장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2.17 15:04
수정
2021.02.17 22:56

설 연휴 직원 고향방문 2차 감염 현실로
3밀 작업환경 집단감염 원인 추정
공장 내부 곳곳에서 바이러스 검출
방역당국?전국 확산 가능성에 바짝 긴장

아산시가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에 설치한 임시선별검사소. 아산시 제공

아산시가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에 설치한 임시선별검사소. 아산시 제공


전형적인 3밀 작업환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키운 것으로 추정되는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공장 관련 확진자가 17일 오후 9시 기준 13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지금까지 단일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하지만 충남도 방역당국은 귀뚜라미보일러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고향에 다녀왔는지 파악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직원들이 설 연휴 고향을 다녀오면서 가족·지인 간 2차 감염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귀뚜라미보일러 공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37명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13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같은 날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검사를 받도록 했다. 설 연휴 고향에서 방역당국의 연락을 받은 직원들은 현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8명이 대구, 춘천, 경산, 제주, 청도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고향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고향방문은 가족과 지인의 2차 감염으로 이어졌다. 연휴 이후 대전, 대구, 경기 시흥에서도 직원 가족들이 감염됐고 청도에서도 직원을 만난 지인 2명이 양성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추가감염의 전국 확산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방역과정에서 공장 5개 건물 중 F동 공용 탈의실 소파와 음료 자판기, 공용 회의실 테이블, 사무실 온풍기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작업장 내 CCTV를 통해 일부 근로자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건물구조도 대형 컨테이너 형태로 자연 환기가 불가능했다. 탈의실과 휴게실은 창문을 비닐로 막아두는 등 밀폐돼 있었다.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최초 감염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환기시설이 부실한 공장 내부에 온풍기 바람을 타고 공장 전체에 퍼진 바이러스에 직원들이 장시간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 확진자 대부분이 F동에서 근무했으며 최초 감염자도 이 건물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시는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밀접 접촉자에 대한 신속검사와 공장 가동을 중단시킨 뒤 공장 내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질병관리청, 충남도와 함께 역학조사팀을 구성해 지표환자와 감염원을 밝힐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내 50인 이상 266개 기업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충남도도 도내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 방역 점검에 들어갔다. 추가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체류자들을 전수 조사하도록 시군에 요청할 방침이다.

양승조 지사는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곳에서 함께 식사하거나 3밀 환경인 탈의실, 목욕탕, 휴게실 등을 같이 사용하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안=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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