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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새해는 태양이 1년 만에 새로 시작한다는 뜻이다.
2021년은 양력 1월 1일, 육십갑자의 신축년(辛丑年)은 음력 설, 생년월일시로 운명을 예측하는 사주팔자의 '소띠'는 입춘(立春)부터이다.
현재의 태양력(太陽曆)은 1582년 로마 황제 그레고리 13세가 기존 '율리우스력'을 보완해 만든 '그레고리력'이다. 우리나라는 고종이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정하면서 공식적인 달력이 됐다.
천문학에서 한해의 기준은 춘분이다. 기울어진 지구 자전축으로 낮이 가장 긴 하지와 밤이 가장 긴 동지가 생긴다.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 추분과 함께 사계절(春夏秋冬)의 분기점이다. 따라서 새해 출발이 1월 1일이 된 것은 자연 현상과 무관하고 과학적이지도 않다.
동아시아에서는 달을 중심(그래서 달력이다.)으로 한 음력(陰曆)에 태양력인 24절기를 넣은 태음태양력을 사용했다. year(연)는 sun(해)과 관계없지만, month(월)는 moon(달)과 관련이 있다.
고대 중국 하나라 때는 인월(寅月, 음력 1월)을, 주나라 때는 자월(子月, 음력 11월)을 새해의 정월(正月)로 삼았다. 正은 '처음'이란 뜻도 있다. 주나라 신봉자였던 공자도 농사에 적합한 하나라 역법을 지지했다.('논어')
자월에 있는 동지(冬至)는 음기(陰氣)가 극에 달하면서 양기(陽氣)가 시작되는 날이다. 자연법칙으로 보면 한 해의 출발일로 정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 12지 첫 글자도 子로 시작한다.
고대에는 동짓날 성문을 닫고 통행을 제한했다. 지일폐관(至日閉關)이란 말이 '주역' '복괘(復卦)'에 나온다. '새로 생긴 양기를 소중히 여겨 잘 자라길 바라는' 의미이다. 무속인들은 요즘도 동지를 새해 첫날로 여기며 의례를 갖는다.
현재의 설 풍습은 한나라 무제가 기원전 104년, 인월을 정월로 정한 태초력(太初曆)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명리학(命理學)에서는 24절기의 절기력을 사용하면서 입춘을 새해로 본다. 양기의 잉태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흡사 임신보다 출생을 삶의 출발로 보는 것과 같다.
올해 입춘은 지난 3일이었으나 절기가 바뀌는 절입(節入) 시간이 23시 59분(만세력)이어서 사주로는 4일 출생부터 진정한 ‘소띠’가 된다.
나이도 먹는다고 표현하고, 전 국민이 동시에 한 살씩 먹는 것은 우리만의 특징이다. 어차피 먹을 나이지만 그래도 시기만큼은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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