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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사표 낸 靑 신현수 민정수석…검찰개혁 갈등 '진행중'

입력
2021.02.17 00: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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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민정수석이 1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1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사의를 표했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민정수석 취임 이후 고작 한 달여 만이다. 배경을 놓고 설이 분분하지만, 정치권에선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을 사실상 '패싱'한 것을 주요 이유로 본다.


이례적 사표... "검찰 인사 불만" 관측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내 반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1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검찰 출신이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신 수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임명됐다. 문 대통령이 '비(非) 검찰' 기조를 깨고 인선했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였고, 청와대와 검찰의 협조 분위기 속에 검찰 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런 신 수석의 전격 사의 표명은 지난 7일 검사장 인사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신 수석은 검찰 내 이른바 '추미애 라인'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 수석과 가까운 한 인사는 "특히 이성윤 서울지검장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 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범계 장관 주도로 진행한 인사에서 이 지검장은 유임됐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역시 요직인 서울 남부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 인사 과정에서 민정수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신 수석이 생각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광철과 갈등설'도... 靑 "확인 불가" 언급 자제

'조국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비(非) 검찰 출신인 이 비서관이 직속 상관인 신 수석을 건너뛰고 박범계 장관과 직접 인사 협의를 했고, 이에 신 수석이 격분한 것이 사의 표명 이유라는 설이다. 이는 '이광철 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설이 최근 여권에서 오르내린 것과 맞아 떨어진다. 다만 청와대는 이 비서관이 올해 들어 사의를 표명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문 대통령의 '구원 투수'로 여겨진 신 수석이 갑작스레 사표를 낸 것 자체가 검찰 개혁으로 인한 진통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잘 알게 됐기 때문에 국민들을 염려시키는 그런 갈등은 다시는 없으리라고 기대한다"고 했지만, 한 달 만에 충돌의 징후가 표출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다양한 수사를 검찰이 진행 중인 만큼, 당청과 검찰의 갈등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다.

한편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와 관련한 사안은 확인하지 않는다"며 신 수석 사의설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했다. 신 수석 역시 본인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신은별 기자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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