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표 정책 반드시 성공시켜"... '집값 안정'에 명운 건 문 대통령

입력
2021.02.17 04:30
수정
2021.02.17 0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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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업무보고... 변창흠에 '특급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화상 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화상 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뉴스1


"2ㆍ4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과 전ㆍ월세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데 부처의 명운을 걸어주기 바란다." 2ㆍ4 대책이 나온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집값을 반드시 잡으라'는 특명을 내렸다. "보고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도 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가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변 장관에게 새해 영상 업무보고를 받으며 "국토부는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많은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주택 가격과 전ㆍ월세 가격의 안정을 결과로서 실현해내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성과를 인정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시기에 국토부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토부의 최우선 순위를 '집값 안정'에 두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부동산 정책에 더해 주택 공급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변창흠표 부동산 정책'을 반드시 성공시켜 국민들이 더 이상 주택 문제로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택 공급 방식을 혁신하면 역세권 등 도심지에서도 공공의 주도로 충분한 물량의 주택 공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변창흠표 정책의 요지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2ㆍ4 대책의 후속 조치 마련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이자, 변 장관에게 힘을 싣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2ㆍ4 대책은 '서울 30만호를 포함, 전국 8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아울러 "이제 남은 과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천"이라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국민들과 항상 소통할 것도 특별히 부탁한다"고도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국토부 뿐만 아니라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부처의 명운"과 같은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공급 대책은 '최후의 카드'에 다름 아니다"며 "정책이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해 조마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는 서면 보고를 기본으로 하던 업무 보고를 영상으로 받은 것도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사활을 걸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날 업무보고 슬로건은 '집 걱정은 덜고 지역 활력은 더하고 혁신은 배가 되는 2021년'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 균형 발전은 지속 가능한 주거 안정의 밑바탕"이라며 "광역ㆍ지자체 간 연대 협력으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광역 경제권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도로와 철도망 등 광역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모빌리티 및 스마트 시티 사업에도 주력해달라는 당부도 더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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