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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또 뚫렸다... 軍 동해 민통선서 北 남성 신병 확보

입력
2021.0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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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동해 민통선 일대에서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16일 강원 고성지역 민통선 일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 고성=연합뉴스

군 당국이 동해 민통선 일대에서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16일 강원 고성지역 민통선 일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 고성=연합뉴스


강원 동부전선 경계가 북한인에 의해 또 뚫렸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수㎞ 떨어진 동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서 북한 남성을 붙잡았다. 최초 포착된 이후 3시간이 지나서다. 지난해 11월 북한 주민이 동부전선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어 월남을 시도한 지 3개월 만에 같은 부대의 경계가 또 뚫린 것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0분쯤, 동해 민통선에 있는 검문소에서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미상 인원을 폐쇄회로(CC)TV로 포착했다. 이후 작전 병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 지 3시간 후인 7시20분,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평시에는 ‘진돗개 셋’을 유지하다가 북한군 침투가 예상되면 ‘둘’, 적의 침투 및 대공 용의점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하나’로 격상한다.

합참은 “미상 인원은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고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신분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공조 하에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정확한 월남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합참은 철책은 물론 해상 이동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 남성이 최전방 해안가에서 CCTV에 포착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해상으로 이동했다면 소형 목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우선 제기된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바다를 헤엄쳐 넘어오는 것은 잠수복 등 특수장비가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3개월 만에 전방이 또 뚫리면서 해당 부대의 허술한 경계태세가 도마에 올랐다. 이 부대는 2012년 북한군 병사가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과 지난해 11월 북한 주민의 GOP 귀순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번에 남성을 최초 포착하고 ‘5분 대기조’ 개념의 병력이 출동했는데도 신병 확보에 3시간이나 걸린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군 관계자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검열실 요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인 후에야 자세한 경위가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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