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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 백신 1000만명분이라더니 ... "개도국용이라 애초부터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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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를 통해 올해 1,000만 명분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까.
16일 의료계 등에서는 정부의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예방접종 계획이 공개된 뒤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정부는 1분기 백신접종 목표를 130만 명으로 제시했다. 별도 계약한 75만 명분 외에도 글로벌 백신 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잡은 계획이다.
하지만 코백스를 통해 3월 말까지 받을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소 19만 명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정부가 내놓은 세부접종계획에서 1분기 접종 인원은 75만7,000여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19만 명분' 또한 현재로선 목표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이 아니다. 이달 중 코백스를 통해 국내에 제일 먼저 도입돼 의료인력들에게 접종될 것이라던 6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도 마찬가지다. '이르면 2월 초' 운운하더니 지금은 3월 중으로 접종 예상 시점이 연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나치게 코백스를 내세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코백스를 통해 1,000만 명분의 백신을 들여오겠다고 한 것은 지난해 12월 8일이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코백스 물량의 공급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화이자 백신 6만 명분 정도만 '곧 들어온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구다.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백스의 특성상 개별 협상이 불가능해 일정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코백스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고 강조한 것부터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 점을 인정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코백스는 많은 국가들과 동시에 행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2분기 이후에도 여전히 코백스 물량 공급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목표는 2분기까지 1,0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기준 정부가 계약한 7,600만 명분의 백신 가운데 접종계획이 확정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76만 명분이 전부다. 전체 물량의 1% 규모다.
2분기부터 얀센 등 다른 백신이 들어온다 해도 코백스 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분기까지 코백스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30만명분, 화이자 20만 명분을 받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1분기 사례에서 보듯 이 목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코백스 물량을 받는 것 자체가 국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코백스는 자력으로 백신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저개발국·개발도상국에 백신을 주기 위한 체제다.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한국이 여기에 끼어 백신을 받는 게 적절하냐는 얘기다. 민망하다는 평가에서부터 결국 저개발국 백신을 빼앗는 셈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 또한 코백스 물량 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귀해질수록 나눌 몫이 적어지는 데다, 코백스 입장에서는 저개발국에 먼저 주겠다고 할 수 있어서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면서 코백스가 공급기준으로 치명률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국은 우선 순위에서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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