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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 아닌 보궐선거, 보수가 유리? 승부 가를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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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 2도시의 새 수장을 뽑는 4ㆍ7 보궐선거가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인구 4명 중 1명이 유권자인 이번 선거는 그 상징성이 대선과 총선에 버금가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선거일이 ‘빨간 날’, 즉 법정휴일이 아니란 것이다.
물론 사전투표가 가능하고 선거일 투표 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길어지긴 하지만, 유권자들이 대부분 ‘정상 출근’한다는 사실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중도사퇴로 치러진 2011년 서울시장 보선 투표율도 2020년 총선(66.2%)이나 2018년 지방선거(60.2%)보다 크게 낮은 48.6%에 그쳤다.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는 ‘보수가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통념이다. 상대적으로 진보 지지성향이 강한 20~40대가 직장에 묶여 투표장으로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1년 보선 때도 전체 25개구 가운데 보수성향이 강한 서초구 투표율(53.1%)이 제일 높았고, 묶이는 송파구(50.3%)와 강남구(49.7%) 역시 평균 투표율을 상회했다.
이에 비춰보면 이번 보선 지형도 야권의 승리로 기울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공식처럼 단순하게 흘러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핵심 변수 중 하나는 여당의 ‘조직력’이다. 민주당은 서울 전체 49개 국회의원 의석 중 41석을 꿰차고 있고, 서초구를 제외한 25개 구의 구청장도 전부 민주당 소속이다. 사실상 강남을 뺀 서울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이란 얘기다. 반면 야권은 연이은 전국단위 선거 패배에 따른 지역구 개편으로 조직이 사실상 와해되거나 구심점이 없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선거 전 지지율이 어떻든 승패는 결국 투표장에서 갈린다. 민주당의 강한 조직력은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보궐선거는 부동층 표심이 중요한 다른 선거와 달리 자기 지지층을 얼마나 더 투표장에 내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민주당의 동원력이 더 강한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봤다.
지난해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14대 총선(71.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6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일 투표장 밀집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대거 사전투표로 몰리면서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보선은 내년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선거인데다, 부동산ㆍ검찰개혁 등 이슈로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큰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21대 총선 당시 때도 개표 중반까지 초박빙이었던 지역구 중 상당수가 사전투표함이 막판 개표되면서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던 작년 총선과 이번 보선은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가 4~6일 서울지역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가운데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7.2%에 그친 반면, 60세 이상은 87.2%에 달했다.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 참여 의향이 크지 않다는 것은 사전투표율이 높더라도 오히려 야권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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