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학교폭력 가해자 맞다... 자숙 의미로 잔여 시즌 포기"

입력
2021.02.14 17:30
수정
2021.02.14 18:26
구독

SNS 공개 사과 "용서 못 받을 행위 저지른 것 맞아"

OK금융그룹 송명근이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 전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OK금융그룹 송명근이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 전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28)이 폭로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이번 시즌 출전을 포기했다.

송명근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네, 모두 사실입니다. 전부 시인합니다. 저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습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습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앞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교 재학 중 송명근에게 폭행 당해 급소 부위 수술을 받았다는 피해자의 글이 등록돼 논란이 됐다. 이에 송명근은 역시 가해자로 지목된 심경섭(30)과 함께 이날 구단을 통해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일부 사실 관계가 틀렸으며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분노했고, 이번에는 송명근이 직접 SNS에 사과문을 남긴 것이다.

송명근은 "제아무리 어리고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그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과거 폭력 가해자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 더더욱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연히 피해자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을 것이고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 번 연락드려 진심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이와 별개로 공개적으로 저의 악행을 시인하고 피해자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구단과 감독, 동료들에게도 사과했다. 송명근은 "나이가 들어 아빠가 되고 많은 후배가 생기다 보니 그때 했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며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어린 시절에 저지른 무책임한 저의 행동에 의해 스포츠계와 배구계 그리고 OK 배구단, 감독님, 소중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는 리그 중이라서 무엇보다도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적었다.

송명근은 사죄하고 반성하는 의미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라며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