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모드 끝' 우상호·박영선, "민주당다운 공약이 뭔데" 치고받기

입력
2021.02.14 17:00
수정
2021.02.14 17:4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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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그늘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청년창업 및 일자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그늘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청년창업 및 일자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사이가 '남매모드'에서 '견제모드'로 전환됐다. 그간 서로 '누님', '동생'이라 부르며 우애를 과시했던 두 후보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정책 노선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지율에서 박 전 장관을 뒤쫓고 있는 우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날카롭게 정책역량 검증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이 내세우는 핵심 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가 표적이 됐다. 이 공약은 서울을 21분 교통 거리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21개 생활권으로 재편한다는 내용이다. 우 의원은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원은 "일관성 없는 행보로는 정책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박 전 장관 공약의 신뢰도도 문제 삼았다. 중기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19년 11월엔 주52시간 근무 상한제의 한계점을 인정하며 "주 52시간제에 저도 투표했다.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던 박 전 장관이 보궐선거 공약으로 '주 4.5일 근무제'를 내놓은 건 모순이라는 비판이다.

박 전 장관은 우 후보의 비판에 대해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며 "우리는 집권 정당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21분 컴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서는 "21분 생활권은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덜 쓰는 환경 도시 서울을 위한 근본적 대안"이라며 "박영선 후보는 서울 미래 100년의 대안을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을 걷다' 행사 차원에서 강동구 둔촌도서관 일대를 찾아 "강동구의 녹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계획도시를 추진하겠다"며 지역 개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 후보가 공세로 전환한 것은 경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에 대한 날선 정책검증을 통해 지지율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우 후보는 설 연휴 전날인 10일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경선 승리를 위한 '집토끼 잡기 전략'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우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에서도 "제 진심은 피해자를 위로하되, (박 전 시장) 유가족은 유가족대로 위로하겠다는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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