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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송명근ㆍ심경섭의 학폭 인정, 재발 방지책 마련하겠다"

입력
2021.02.13 19:26

OK금융그룹 송명근. KOVO 제공

OK금융그룹 송명근. KOVO 제공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송명근과 심경섭의 중ㆍ고교 시절 발생했던 '학교 폭력'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OK금융그룹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소속 구단 선수인 송명근, 심경섭의 학교폭력과 관련돼 팬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구단은 "송명근은 송림고교 재학시절 피해자와의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했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경섭 또한 송림중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하였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구단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한 포털사이트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A씨에 따르면 고교 1학년 재학 당시 3학년이었던 선배들에게 노래를 부르라는 강요 속 폭행을 당했다는 것. A씨는 발차기에 급소를 맞고 숨이 안 쉬어졌고, 결국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도 그 사람들은 'XX(급소) 터진 놈'이라고 놀리고 다녔다. 평생 이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데 당시 그 부모가 와서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던 엄마 말을 들었던 내가 너무 후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감독조차 일을 덮고 싶어서 조용히 넘어가자고 사정 하더라. '그 때 용기내서 다 말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10년 넘게 갖고 살았다"고 했다. A씨는 고교 시절 심한 폭행을 했던 2명의 선수 외에도 중학교 시절 1분 지각하면 창고에 틀어 박아놓고 발로 때렸던 다른 선수에 대한 폭로도 덧붙였다. A씨는 " 묻으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악몽이 잊혀 지지 않는다"면서 "당신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후 A씨는 이 글에 "당사자들이 지금까지 연락 한번 없다가 '사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받으면 글을 내리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해당 사건과 연루된 송명근과 심경섭의 '학폭'에 대해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둘의 징계에 대해선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프로배구는 최근 여자부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에 이어 송명근과 심경섭까지 학교 폭력에 연루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파문은 커질 전망이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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