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피해 사실 네줄? 심의 기준도 아닌데...곽상도 거짓말"

입력
2021.02.11 14:00
구독

"지원신청서 20여 쪽, 종합 평가 받아 뽑힌 것"
서울문화재단도 같은 취지 해명 내놓아

문준용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준용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아트 작가 문준용씨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피해사실 확인서에 네 줄을 적고 최고액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긴급 예술지원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곽상도 의원은 거짓말을 하고, 조선일보는 가짜뉴스 날조에 공모하고 있다"고 했다.

문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의 지원신청서는 20여쪽에 달하고 예전 실적, 사업 내용, 기대 성과, 1,400만원이 필요한 이유 등이 작성돼 있다"며 "그 타당성과 실행능력 등에 종합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뽑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 줄만 작성했다'는 피해 사실 확인서는 애초 공모 단계에서 심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공모됐기 때문에 요약해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씨는 "지원신청서의 피해 사실이란 것은 지원자들의 주장일 뿐, 사실로 검증 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원금 심의가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락에 반영할 수 없음은 쉽게 예상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준용씨는 "곽상도 의원은 이 지원금 심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를 확보했으니,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면서 "제가 뽑힌 이유가 피해 사실 말고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기고, 피해사실 네 줄만으로 대통령 아들이 지원금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문화재단 측 "피해사실 확인서, 본 심사 대상인지 여부 결정할 참고자료일 뿐"


문준용씨 페이스북 캡처

문준용씨 페이스북 캡처


아울러 조선일보 보도를 향해서도 "곽 의원의 거짓말에 글짓기 기술까지 보태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날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사에서 지원자 281명 중 피해사실을 4줄 이하로 작성한 사람은 8%가량이라는데, 22명이면 꽤 된다는 소리"라며 "(피해사실을 4줄 이하로 작성한 채) 합격한 사람이 1%대라는 것은 저 말고도 2~3명이 합격했다는 뜻인데, 그럼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 짚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한 서울문화재단은 이미 9일 문씨와 같은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재단 측은 "피해사실 확인서는 본 심사의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참고자료이며 피해사실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준은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20점) △사업수행역량 및 실행능력(60점) △사업의 성과 및 기여도(20점) 등이다.

앞서 곽 의원은 8일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원사업 신청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문씨는 전시 취소 3건, 피해사실은 네 줄로 간략하게 제출한 반면 같은 지원을 신청했다 탈락한 235팀 가운데 215팀이 문씨보다 피해사실을 상세하게 적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궁지에 몰린 영세 예술가들은 피해사실을 빽빽이 썼지만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