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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이 1조9,000억원에 사들인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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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기업에 1조9,000억원이 넘는 거액에 매각됐다. 국내 스타트업 분야에서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M&A) 이후 또다시 터진 빅딜(대형 거래)이다.
하이퍼커넥트는 10일 미국 매치그룹에 17억2,500만 달러(약 1조9,330억원)를 받고 지분 100%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치그룹은 인수 후에도 하이퍼커넥트의 독립 경영을 인정해 안상일 대표 등 경영진과 인력, ‘아자르’ ‘하쿠나마타타’ 등의 서비스를 지금과 똑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인수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 2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2014년 설립된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서비스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앱 ‘아자르’와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가 유명하다. 아자르는 중동 지역에서 시작해 230개국에서 5억건 이상 내려받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쿠나 라이브는 BJ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동영상 방송을 하는 서비스인데, 지난해 초등생이 부모의 전세금을 일부 BJ 후원금으로 결제해 물의를 빚었고 이후 일부 BJ의 성 착취 논란 등이 일어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하이퍼커넥트의 영상 기술력을 세계 최정상으로 꼽는다. 특히 실시간으로 영상을 끊김 없이 전송하는 ‘웹RTC’(real time communication) 기술은 독보적이다. 웹RTC는 A라는 이용자와 영상 대화를 하다가 B라는 이용자로 넘어갈때 마치 방송 화면처럼 자연스럽게 바뀌는 기술이다. ‘곰TV’를 개발한 배인식 키클롭스 대표는 “하이퍼커넥트는 대규모로 상용화된 적이 없는 웹RTC 기술을 뛰어난 서비스로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산업 1세대인 허진호 세마트랜스링크 대표도 아자르를 보고 “넘버 1 동영상 기술업체”라고 극찬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하이퍼커넥트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 배 대표는 “한국 기업이라는 디스카운트(할인) 요소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기업이라면 10조원 이상 받을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하이퍼커넥트의 장점은 뛰어난 영상 기술과 함께 모든 서비스를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점이다. 아자르는 물론이고 하쿠나 라이브도 미국 일본 유럽 인도 등에서 서비스 중이며, 지난해 11월 선보인 영상 만남 앱 ‘슬라이드’도 미국과 독일 등에서 선보였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강점을 갖고 있다.
덕분에 하이퍼커넥트는 2015년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후 흑자가 발생해 일부러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았다. 2019년 매출 1,689억원, 지난해 상반기에만 1,2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미국 매치그룹은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팅 앱 ‘틴더’를 비롯해 ‘매치’ ‘미틱’ ‘페어스’ ‘OK큐피드’ 등 40여개의 소셜 앱을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업체로 북미 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 업체의 시가 총액이 47조원에 이른다.
그런데 매치의 약점은 동영상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틴더’ 앱은 원래 사진 등 이미지를 기반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부족한 영상 기능을 보완하려고 동영상 업체를 인수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따라서 매치는 하이퍼커넥트 인수를 통해 약점인 영상을 보완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하이퍼커넥트 입장에서도 아킬레스건인 미국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강혁모 하이퍼커넥트 커뮤니케이션팀 리더는 “북미는 국내 스타트업이 진출하기 힘든 시장이어서 아자르의 점유율이 높지 않다”며 “이번 매각을 계기로 매치그룹의 도움을 받아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는 현재 개발 중인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차세대 영상 소셜 서비스도 매치그룹과 함께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매각으로 하이퍼커넥트의 안 대표 및 주식매수권(스톡옵션)을 가진 직원들, 투자사들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안 대표의 지분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시리즈B 투자에 각각 50억원씩 투자한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알토스는 3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B 투자를 주도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이준표 대표가 이사 시절에 하이퍼커넥트를 발굴했다. 그는 사람들을 보고 투자했다. 이 대표는 “안 대표를 비롯해 하이퍼커넥트 개발팀의 실력이 어마어마했다”며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돋보여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나온 안 대표는 학내 창업동아리를 거쳐 대화방과 카페 등으로 유명했던 국내 서비스 ‘쎄이클럽’의 기획자 중 한 사람이었고 2007년 검색엔진 업체 레비서치를 창업하기도 했다. 배인식 키클롭스 대표는 “하이퍼커넥트는 안 대표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장인들이 모인 곳”이라며 “기술력, 기획력, 운영 능력 모든 것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이퍼커넥트의 매각이 전세계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을 주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하이퍼커넥트는 국내 스타트업도 세계 1위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매각으로 해외 투자자나 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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