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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변이·집단감염...다시 커지는 코로나 확산 위험

입력
2021.02.10 15:29
8면


부천시 소재 종교단체인 승리제단과 오정동 학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이튿날인 10일 부천 승리제단에서 보건소 방역 관계자가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천시 소재 종교단체인 승리제단과 오정동 학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이튿날인 10일 부천 승리제단에서 보건소 방역 관계자가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늘었다. 수도권에서 종교시설과 학원, 병원 등을 고리로 신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환자 발생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나흘간의 설 연휴가 3차 대유행의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이동·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4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289명, 9일 303명으로 주춤하다 엿새 만에 400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수도권에서만 전체의 83%인 34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날 경기 부천시의 종교시설과 보습학원에서 53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서울 동대문구 병원에서 14명,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태평양무도장 관련 18명이 집단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에선 감염재생산지수가 다시 1을 넘어섰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0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가 4주 전 0.79에서 계속 높아져 1.0에 근접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은 1.0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자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가 대거 이동할 경우 전국적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주민이 설을 앞두고 강원도 화천의 가족을 방문했다 뒤늦게 확진돼 마을 주민 등 261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전날까지 7명이 확진된 사례도 있다.

여기에 해외발(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영국 변이는 86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는 44개국, 브라질 변이는 15개국에서 발생했다. 여러 나라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입국자들의 변이 감염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날까지 국내에서 총 80명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해외입국자는 영국과 남아공, 브라질뿐 아니라 헝가리, 아랍에미리트(UAE), 탄자니아, 폴란드, 가나 등 총 21개 나라에서 들어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가 코로나의 중대한 갈림길"이라며 "역대 가장 큰 위기인 3차 유행이 끝날 수도 있고, 아니면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설 연휴까지 전국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거주지역과 관계없이 최대 4명까지만 사적 모임을 허용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에 가는 경우에도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적발되면 1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윤 반장은 “가급적 가족분들과 지금 현재 집에서 설 연휴를 맞아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을 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연휴기간에도 전국 응급의료기관에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도 정상 운영된다. 또한 13일에 설 연휴 이후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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