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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앞 연등에 쌓인 '겨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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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을 비웃기라도 하듯 쏟아진 폭설로 쉬이 지나가리라 생각했던 겨울을 다시 만났다. 온 세상이 눈으로 새하얗게 물든 다음 날 서울 종로 한가운데 위치한 조계사를 찾았다. 경내에도 전날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산속 깊은 절의 정취를 내뿜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사찰 안 나무 곳곳에 걸어둔 연등이었다. 분홍색 연꽃 모양의 등에는 전날 내린 눈이 쌓여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눈을 품은 탐스러운 동백꽃 꽃봉오리를 빼닮았다. 추위도 잊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빠져들 때쯤 해가 구름 속에서 나타나면서 경내의 눈이 녹기 시작했다. 연등 위에 쌓인 눈들도 물방울이 되어 하나 둘 떨어졌다. 땅으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는 순간, 왜 지난 겨울 우리를 짓눌렀던 코로나가 생각이 났을까. 이번 주에는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찾아온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겨울 추위가 물러가고 새로운 봄을 맞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수를 앞두고 녹아 흐르는 눈을 보면서 겨우내 우리를 짓눌렀던 코로나도 이처럼 사르르 소멸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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