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 헬기 추락사는 조종사 과실 탓… 기계 결함 없어"

입력
2021.02.10 07:56
수정
2021.02.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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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조사결과… "흐린 날씨 비행규정 위반"

2018년 7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안나와 함께 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수영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AP 뉴시스

2018년 7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안나와 함께 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수영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을 숨지게 한 헬기 추락이 조종사의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미국 당국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해 1월 브라이언트 등을 태운 헬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조종사 아라 조바얀의 잘못된 결정이 핵심 원인이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TSB는 조바얀이 짙은 구름 속에서 비행하다 방향 감각을 상실했고 통제력도 잃었다며 그가 구름 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헬기를 급상승시키는 중이라고 관제소에 알렸지만 실제로는 급강하했다고 밝혔다. 조바얀이 구름 속을 비행할 때 지켜야 하는 속도를 초과했다며 이는 악천후 때의 비행 훈련 규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26일 브라이언트(당시 42세)와 그의 13세 딸 지안나 등 9명은 지안나의 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헬기(시코르스키 S-76B)를 타고 이동하던 중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전원 사망했다.

NTSB는 조바얀이 스타 고객인 브라이언트를 목적지까지 제때 이동시켜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무리한 비행을 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로버트 숨월트 NTSB 위원장은 조바얀이 구름 속 비행은 하늘과 지상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게 하기 때문에 헬기 속도ㆍ방향에 대한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랜즈버그 부위원장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비행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졌을지 모른다고 했다.

헬기에서 기계적 결함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NTSB는 운항 업체인 아일랜드 익스프레스의 안전 관리 감독이 적절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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