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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군정과는 다르다" 강조하며 물대포 쏘는 미얀마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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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핵심인물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TV연설을 하며 “과업 완수 뒤 총선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선거부정’이 있어 쿠데타는 정당하고 헌법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을 재확인했다.
9일 AFP통신과 미얀마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흘라잉 사령관은 전날 밤 국영방송에 출연해 “지금의 군부는 1988년 당시 군정과 다르게 헌법에 따라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며 “비상사태 이후에는 총선을 반드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문민정부 출범 이전 53년 동안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정권을 이어간 군정과 선을 그으면서 지난 2일 자신의 총선 실시 약속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평화와 민주주의’를 정국 운영의 최우선 기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평화협의회를 통해 해묵은 소수민족과의 무력 대결을 해결하고, 국가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총선 재실시 실무 준비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그는 군부 통치로 인한 정국 불안으로 현지에서 철수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추진되는 기존 정책들은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사원도 금명간 다시 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흘라잉 사령관의 언급들은 “군부의 주도권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에 힘이 실려있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민족 분쟁의 경우, 문민정부와 순조롭게 진행 중이던 소수민족 반군의 휴전협정 논의를 백지화하고 굳이 군이 중심이 된 평화위를 새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국가운영위 역시 군부는 “민간전문가를 최대한 수용한다”면서 위원회 인원의 절반을 군인으로 채웠다. 미얀마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원 25% 군부 할당’ 원칙의 두 배에 달하는 대표성을 군에 부여한 것이다.
군부의 속내는 성명이 아닌 현장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전날 밤 ‘제한조치 144조’를 통해 전국의 5인 이상 시위 및 야간통행을 금지시켰던 군부는 이날 오전 양곤과 네피도 등에 모인 수백명의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전날에 이은 이틀째 무력진압이다.
현지에선 “군부가 경찰에 시위진압용 산탄총과 총 발포도 허용했다”는 소문을 근거로, 향후 시위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양곤의 한 한국 교민은 “물대포 공격으로 인한 시민들의 부상 정도는 경미하지만 경찰이 전날보다 더 중무장을 하고 있어 시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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